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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걸레 청소 후 바닥 물기에 미끄러져 환자 사망…병원 배상 책임 ‘60%’

청소용역회사 직원은 과실치사 ‘유죄’…법원 “관리 책임 있는 병원장이 손해 배상해야”

기사입력시간 23-01-21 08:41
최종업데이트 23-01-2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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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70대 환자가 물걸레 청소 후 남아있던 물기에 미끄러져 사망한 사건에서 병원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병원장이 환자 유가족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1일 의료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지방법원이 A요양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에게 사망한 환자 B씨의 유가족에게 치료비와 장례비 등 손해액의 60%를 지급하고 위자료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망한 환자 B씨는 요추 압박골절 치료 후 허리 부분 통증이 지속된 70대 후반의 노인 환자로 2019년 11월 A요양병원에 입원했다.

A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하던 B씨는 그해 12월 30일 오전 9시 47분경 슬리퍼를 신은 채 병원 4층 엘리베이터 앞을 지나가던 순간 사고를 당했다. B씨는 병원과 청소용역계약을 체결한 회사의 계약직 일용 근로자인 C씨가 물걸레 청소 후 대리석 재질의 바닥에 남겨진 물기에 미끄러져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B씨는 이 사건 사고 직후 혼자 몸을 일으켜 앉은 다음 간호사와 A병원장의 문진에 괜찮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별다른 이상 증상 없이 병원비 수납, 흡연, 물리치료 등의 일상 활동을 했다.

하지만 B씨는 이날 12시 20분경부터 수간호사를 찾아가 눈과 머리 부위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A병원장은 B씨의 상태를 살펴보고 머리 부위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B씨를 D병원으로 전원했다.

D병원으로 전원된 B씨는 CT검사를 받았는데, CT상 우측 경막하 혈종이 확인돼 다시 E병원으로 전원돼 전신마취 후 두개골 절제술을 시행받았으나, 결국 후두부 지면전도에 의한 고도의 두부손상으로 사망했다.

B씨의 유가족들은 물걸레 청소 후 물기를 남긴 일용 근로자 C씨를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로 고소했고, 해당 근로자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B씨 유가족들이 A병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부산지법 재판부는 “A병원장은 물걸레 청소 주변 안전표지 설치와 청소 후 물기의 완벽한 제거 등 조치를 취해 신체적 능력이 저하된 환자들의 미끄러짐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하지만 피고의 이행보조자인 C씨가 이를 소홀히해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했다”며 “C씨의 과실은 병원장인 피고의 과실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망한 B씨 역시 노인으로 잦은 실족으로 수회에 걸쳐 척추 등 여러 부위 골절을 경험했고, 슬리퍼는 넘어질 수 있어 위험하니 편안하고 굽이 낮은 흰 실내화를 신으라는 낙상예방교육을 무시해 사고를 당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B씨가 지혈이 어려웠던 신체조건과 전원 후 피고의 의도와 무관하게 수술이 지연된 점을 고려해 A병원장의 손해배상책임을 60%로 제한했다.

결국 재판부는 A병원장이 B씨의 배우자에게 2486만원, 자녀 4명에게 각 84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