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아시아 기업은 (신약개발의)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특별한 자산이 많다. 앞으로의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MSD 야시로 코지 한국·일본 지역 사업개발 및 라이선싱 총괄와 한국MSD 김 알버트 대표는 9일 바이오코리아 2025에서 기업발표를 통해 과학기술과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국 기업과의 협업 확대를 예고했다.
코지 총괄은 "MSD의 성공은 파트너십에 기반한다"며 "아시아는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기에 매우 적합한 지역이다. 아시아, 특히 한국과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장점은 다양성"이라며 "특별한 자산, 특별한 표적 등 선택지가 굉장히 많다. 또한 적극적이고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언급하며 "앞으로 계속해서 함께하는 연구들의 결과가 좋기를 바란다. 그래야 더 큰 협력으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조달 부족을 단점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많은 기업이 펀딩이 없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이에 자금이 부족해지고 연구가 어려워졌다"며 "더 많은 자금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의사결정하려면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 만큼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코지 총관은 "MSD가 목표하는 적응증 분야는 있지만 외부 협력과 관련한 접근을 제한하지 않는다. 우리는 과학을 중요시한다"며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자산이라면 라이선싱할 수 있다"며 "아무리 경쟁력이 있더라도 과학적 의미가 없으면 우리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언제든 준비되면 대화를 요청하길 바란다. 데이터가 충분치 않아도 좋은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MSD가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도 제시하겠다"며 적극적인 파트너링을 기대했다.
김 대표는 "현재 MSD는 국내 11개 제약·바이오 기업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 14건을 진행 중이다. 최근 5년간 한국 MSD는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건수 1위를 차지했으며, 2014년 이후 누적 글로벌 항암제 임상시험 환자 등록수는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임상 기관은 적지만 MSD 상위 20개 임상기관 중 4곳이 한국에 위치한다"며 "한국이 MSD 항암제 연구의 73%를 주도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혁신 기술의 빠른 도입과 과감한 도전 등을 한국의 장점으로 꼽으며 "한국은 혁신 기술을 빠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이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도전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 하다"며 "최근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도 한국 기업은 많은 발표를 통해 많은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MSD 조직의 DNA는 과학이다. 많은 기업이 임상 3상 등 후기 연구에 관심을 가지지만 MSD는 약물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초기에도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MSD는 상업성을 먼저 따지는 타 회사와 달리 과학기술을 먼저 본다. 이후 생산 가능한 플랫폼이 있는지, 생산 후 임상을 진행했을 때 환자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임상 데이터가 도출될지, 마지막으로 상업성이 있는지를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미약품과 에피노페그듀타이드에 대한 기술이전을 언급하며 "당시 한미약품은 다른 글로벌 빅파마가 아닌 MSD를 선택한 이유로 '사이언스를 먼저 인정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의정 갈등으로 인한 MSD 본사의 입장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1년 이상 길어진 갈등으로 임상 연구 차질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본사가 한국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지 지적이다.
이에 김 대표는 "현 상황을 본사에 설명하긴 쉽지 않다. 과거부터 이어진 스토리가 있고, 정치적인 상황까지 겹치다 보니 (임상 연구 감소가) 단순히 의정 갈등으로 인한 것인지, 복합적인 상황에 따른 것인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MSD는 어느정도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편이다. 현재 미국 상황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MSDM 임상연구부서 이현주 전무는 "임상 연구에 영향이 없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실제로 교수 당직이 증가하는 등 연구를 수행할 연구진이 줄었다"며 "하지만 단순히 의정갈등만이 임상연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건수 순위가 1위에서 2위로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연구자 주도 임상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