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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추가수련 ‘종전 병원 선이행’ 요구로 전공의 4년차→3년차…법원 취소에도 수평위 항소

    법원 “내부 업무처리방침만으로 전공의 권익 제한할 수 없어”…수련연차 부적합 통보 취소

    연차 바로잡히면 2026년 9월 수련 종료…항소 장기화할수록 전공의 신분·직업상 불이익 누적

    기사입력시간 2026-07-31 08:36
    최종업데이트 2026-07-31 08:3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법령상 근거 없이 13일의 추가수련을 종전 수련병원에서 먼저 이행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이유로 전공의의 4년차 진입을 막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의 통보가 위법하다는 1심 판결이 나왔지만  수평위 사무국이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의정사태로 사직한 전공의, 수련병원 바뀌었다고 추가수련 막은 복지부…법원 “법적 근거 없다”

    1심 판결이 확정되고 그 취지에 따라 수련연차가 바로잡히면 해당 전공의는 2026년 9월 수련과정을 마칠 수 있다. 그러나 항소로 판결 확정과 연차 정정이 미뤄지면서 이후에도 전공의 신분으로 수련을 계속해야 할 가능성이 생겼다.

    A씨는 13일의 추가수련을 어디에서 이행할지를 둘러싼 처분으로 수련 종료 시점이 약 1년 늦어질 수 있는 데다, 항소심이 장기화할수록 일반의 등으로 근무할 기회와 직업 선택, 이직, 가족의 생활계획에 관한 불이익도 누적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앞서 서울행정법원이 주요 판결로 공개한 이 사건의 1심 판결을 보도했으며<관련 기사> 이후 수평위 사무국의 항소 사실을 확인하고 당사자와 수평위 측을 추가 취재했다.

    31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수평위 사무국은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6월 11일 내린 전공의 수련연차 부적합 통보 취소 판결에 불복해 7월 2일 항소했다.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며, 수평위 측은 항소장에 구체적인 항소 이유를 기재하지 않고 추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응급의학과 전공의 A씨의 수련 공백을 둘러싸고 시작됐다.

    A씨는 레지던트 1년차였던 2021년 다리 골절로 38일간 휴가를 사용했다. 골절 이전에 사용한 휴가 5일까지 합하면 전체 수련 공백은 43일이다. 관련 규정에 따라 30일을 제외한 13일의 추가수련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양측 모두 이견이 없다.

    문제는 추가수련을 이행할 장소였다.

    A씨는 2024년 2월 19일 수련포기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7월 15일 기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다. 이후 출산과 육아를 위해 고양시에서 화성시로 이사하면서 기존 병원에서 계속 수련받기 어려워졌고 새로운 수련병원으로 이동했다.

    A씨는 2025년 하반기 새로운 수련병원의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4년차로 선발됐다. 그러나 수평위 사무국은 과거 발생한 13일의 추가수련을 종전 수련병원에서 먼저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에게 4년차 부적합 통보를 내렸다.

    수평위 사무국이 직접 내린 처분은 4년차 부적합 통보였다. 이후 병원은 이 통보에 따라 A씨의 수련연차를 3년차로 정정보고했고, A씨는 수련이 중단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2025년 9월부터 3년차 레지던트로 임용돼 근무해 왔다.

    출산·육아로 병원 옮긴 뒤에야 ‘종전 병원 선이행’ 통보

    A씨는 새로운 수련병원에 4년차로 선발된 이후에야 과거 발생한 추가수련을 종전 수련병원에서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수평위의 해석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이후 국민신문고 질의와 내용증명, 정보공개청구, 행정심판 등을 통해 현재 수련병원에서 13일의 추가수련을 이행하고 연차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요청했다.

    종전 병원에서 추가수련을 먼저 해야 한다는 기준이 어떤 논의와 법률 검토를 거쳐 마련됐는지도 확인하려 했다. 이를 위해 관련 회의록과 법률자문, 내부 검토자료 등을 정보공개 청구했지만 복지부는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통지했다.

    행정절차를 통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동안 A씨는 수련 공백을 막기 위해 3년차로 근무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개인이 직접 행정소송을 제기해 수련연차 부적합 통보의 적법성을 다투게 됐다.

    A씨는 13일의 추가수련 자체를 면제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추가수련의 필요성은 처음부터 인정했고, 현재 수련병원에서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는 “추가수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인정했다”며 “쟁점은 법령에도 없는 종전 병원 선이행 조건을 이유로 이미 대부분 이수한 수련을 다시 1년간 받게 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라고 밝혔다.

    법원 “내부 방침만으로 권익 제한 못 해”…부적합 통보 취소

    서울행정법원은 수평위 사무국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수평위가 내세운 종전 병원 선이행 조건에 대외적인 법적 근거가 없고, 이를 이유로 A씨의 4년차 진입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의 직접적인 근거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평위 사무국에 전달한 내부 업무처리방침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상 내부 방침만으로 전공의의 권익을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다.

    침익적 행정처분은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따라 근거 법규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확대해석이나 유추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고도 밝혔다.

    법원은 해당 업무처리방침이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국민이나 법원을 대외적으로 구속하는 효력은 없다고 봤다. 특히 이 같은 방침이 전공의 등에게 사전에 공표되거나 충분히 고지됐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내부 업무처리방침을 근거로 행정 상대방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올바른 행정권한 행사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원은 또 A씨가 2025년 9월 1일부터 13일까지 추가수련을 받았다면 3년차 수련까지 모두 이수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같은 달 14일부터는 4년차 레지던트로서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통보는 1년차 당시 발생한 13일의 수련 결손을 이유로 이미 대부분 이수한 3년차 수련을 다시 1년간 받도록 하는 결과를 낳았다. 법원은 이에 A씨에 대한 수련연차 부적합 통보를 취소했다.

    연차 바로잡히면 2026년 9월 수련 종료…항소로 전공의 신분 계속

    1심 법원은 A씨의 청구를 전부 받아들여 수련연차 부적합 통보를 취소했다. 그러나 수평위 사무국이 항소하면서 판결 확정과 그 취지에 따른 수련연차 정정이 미뤄지고 있다.

    판결이 확정되고 수련연차가 바로잡히면 A씨는 2026년 9월 13일 전체 수련과정을 마칠 수 있다.

    반면 현재의 부적합 통보가 유지되는 경로에서는 A씨의 3년차 수련이 오는 8월 31일 끝나고, 9월 1일부터 4년차 수련을 시작하게 된다. 이 경우 전체 수련 종료 시점은 2027년 8월 31일까지 늦어진다.

    따라서 A씨가 2026년 9월 13일 이후에도 계속 3년차로 근무하는 것은 아니지만, 판결 확정과 연차 정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공의 신분으로 수련을 이어가야 한다.

    A씨는 “판결 취지에 따라 수련연차가 바로잡히면 2026년 9월 13일 수련을 마칠 수 있지만, 부적합 통보가 유지되면 2027년 8월 31일까지 전공의 신분으로 수련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기들은 이미 각자의 진로를 시작했지만 저는 여전히 전공의 신분에 묶여 있다”며 “오랜 행정절차와 소송, 항소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개인적인 스트레스는 물론 가정과 경제적인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전공의 수련을 계속하는 동안 일반의 등으로 근무할 수 있었던 기회도 늦어진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이 장기화할수록 직업 선택과 이직, 가족의 생활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는 불이익도 계속 누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평위 사무국이 항소하면서 A씨는 다시 항소심을 준비하는 동시에 전공의 수련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편 메디게이트뉴스는 수평위 사무국에 1심 판결 이후 항소를 결정한 이유와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A씨의 수련연차를 정정할 가능성 등을 질의했다. 수평위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회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