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별도 비상대책위원회 설치가 부결됐다.
17일 오전 10시 30분 의협회관에서 열린 임총 비대위 구성 안건 표결에서 찬성 76표, 반대 82표, 기권 6표로 비대위 구성 요건인 과반수 찬성을 넘지 못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주신구 회장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강행에 대해 의협 집행부의 책임론을 들며 비대위 구성 표결을 위한 임총 소집을 성사시켰다. 불과 6표 차이긴 하지만 의협 대의원들은 일단 위기 상황을 앞두고 집행부에 힘을 모아주는 쪽이 우세했다.
병의협 주신구 회장은 “정부의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를 빌미로 의협 집행부는 협상에서 강경 투쟁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긴급하다는 이유로 대표자 회의를 소집했다. 대표자 회의는 이미 잘 짜인 각본대로 집행부가 정부의 수요조사 결과 발표를 비난하는 동시에 집행부가 중심이 된 비상 기구를 출범시키겠다는 폭탄선언을 함과 동시에 회장이 삭발식을 단행하고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주 회장은 "투쟁위원장으로 회원의 반대가 뻔히 예상되는 최대집 전 회장을 선임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라며 "대의원회와 아무런 논의나 심지어 통보조차 없이 집행부가 독단해 일방적으로 만든 행사를 통해 요란한 투쟁 출정식을 벌이며 대표자를 행사 들러리 세우는 촌극을 연출했다"고 했다.
주 회장은 "'특별위원회의 운영은 회장의 권한으로 존중하나 투쟁위원장 인선은 회원의 정서를 고려해 가능하면, 교체해 달라'고까지 했으나 집행부는 정면으로 거부했다"라며 "현재 범대위로 부르고 있는 특별위원회가 투쟁위원장이 이끄는 대로 투쟁 계획을 발표하면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결정하고 나섬으로써 의협 최고 의결 기구인 대의원총회의 권한에 까지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을 저지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임이사회의 의결로 구성되는 회장 산하의 특별위원회가 회원의 명운을 건 총파업 찬반투표를 결의한 것은 선례가 없고, 권한을 넘어 실행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이에 대한 철회를 서면으로 집행부에 중단을 권고했고 설문조사로 제목만 바꾼 채 그대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필수 회장은 의협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를 이어가며,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인근 동아면세점-대한문 사이 대로에서(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그대로 이끌게 됐다.
이 회장은 “협상과 소통을 위해 나섰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하면 압박 카드를 사용하겠다. 궐기대회가 무리하게 진행됐지만 움직여야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적절한 투쟁을 통한 협상결과를 얻어내겠다. 대의원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