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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산지수 차등지급 절대 불가·수가협상 생중계 '선결조건' 내건 의협…"이번엔 바꿔야"

    공단, 23일 2차 수가협상 때 답변하기로…의협 "'깜깜이 수가협상' 국민에게도 투명하게 공개해 필수의료 살려야"

    기사입력시간 2024-05-16 16:45
    최종업데이트 2024-05-16 16:47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 1차 수가협상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2025년도 수가협상에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절대 불가 및 수가협상 실시간 생중계를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

    의협은 그간 재정운영위원회에서도 배제돼 수가협상 마지막 날인 5월 31일 정해진 밴딩 내에 밤샘 협상을 하던 '깜깜이 수가협상' 관행을 반드시 바꾸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16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건보공단과 의협의 2025년도 유형별 1차 수가협상이 시작도 전에 의협의 선결조건 요구로 갈등이 벌어졌다.

    의협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최성호 단장(의협 부회장)이 수가협상 전 모두발언을 통해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절대 불가 ▲수가협상 생중계 등 두 가지 선결조건을 요구한 것이다.

    앞서 의협은 임현택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 측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 단장 역시 "애초부터 원가의 50% 수준으로 시작한 이후 5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가체계를 고수한 정부가 수가정상화는커녕 일부 유형 수가를 동결시켜 마련한 재원으로 필수의료에 투입하여 현행 수가체계를 더욱 기형적으로 왜곡시키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간 실제 수가협상의 한계점과 걸림돌으로 작용했던 건보공단의 연구결과에 따른 단체별 순위의 적용 배제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최 단장은 또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보험료와 진료비로 직결되는 수가협상은 법정 회의체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인 바, 협상 일련의 과정을 생중계, 언론 취재 허용 등 낱낱이 공개하여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상기 선결조건 여부에 대한 공단의 즉답을 원하지만, 공단 입장에서도 우선 재정운영위원회의 의결이 있어야 하는 만큼 우리의 뜻을 충분히 전달해 늦어도 다음 주 예정된 2차 회의 때 답변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최안나 총무보험이사는 "그동안 수가를 어떻게 정해왔길래 의사들이 매번 저수가 타령을 하는지 국민이 알고, 이러한 수가협상 과정이 정상적인지 판단해야 한다. 사실 국민이 낸 돈을 공단이 정해 의사들이 진료하고 있지 않나. 어떻게 정했길래 이토록 의료가 왜곡됐는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대통령이 봐야 복지부가 내놓은 필수의료패키지가 얼마나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지 아실거고, 현 의료농단 사태를 중단하고 의료를 살릴 수 있는지 결심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생중계를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

    이 같은 의협 측의 선결 조건에 대해 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수가협상은 법률에 따라 공단과 공급자 단체가 협상을 통해 내년도 요양급여 비용 계약을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공단에는 재정운영위원회가 있어서 의료계 상황을 공단에 설면하면 저희가 재정소위 위원에게 설명하고, 재정소위 위원들은 가입자의 부담 수준이나 의료인프라 유지, 필수의료 등을 고려해 수가밴드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임이사는 "수가계약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5조 및 공법 시행령 제20조에 따라 공단 이사장과 의학계를 대표하는 자가 협상을 통해 내년도 환산지수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상 수가협상은 의사결정 과정에 있기에 비공개해 해당된다"고 이날 1차 수가협상 생중계를 거부했다.

    그는 "공개 시에는 원활한 수가계약 업무 수행이 어려울 수 있고, 협상 당사자들이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기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수가협상을 공개하는 것은 어렵지만, 수가 협상 이후 수가제도 개선은 공개의 장에서 토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의협 측의 선결조건 요구에 매우 당황스럽다"며 "당장 답변은 어렵기에 2차 협상인 5월 23일때 의협 측의 요구 사항에 대한 공단 측 입장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최안나 총무보험이사.

    하지만 최 보험이사는 "국민들이 낸 보험료로 의사들이 진료를 본다. 이게 적정하지 않으면 양질의 진료가 행해질 수 없다. 당연히 돈을 내는 국민이 이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알아야 양질의 의료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 알권리가 있다"며 "비공개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일갈했다.

    그는 "현재 의대정원 2000명 증원도 회의를 몇 번이나 했다고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기록돼 있지 않고, 그 근거가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일을 하고 정책을 추진하는데 수가협상은 현 임현택 회장 취임 후 첫 번째 의료제도 바로잡기 과제 첫걸음이다"라고 강조했다.

    최 보험이사는 "의협 수가인상률이 작년에 1.6%로 결정됐다. 물가 상승률도 5%가 넘는데 1.6%를 줬다. 의원은 최저임금 상승률이 5%가 넘었다. 이것을 의료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서 그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번에 도대체 얼마의 재정으로 수가협상에 임하는지 미리 알려달라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현장에서 원가 보전을 주장하지만 그게 안되면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하고, 의사들은 급여 진료보다 비급여 진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재정운영위원회가 가입자 단체들로만 이뤄져 있다보니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보험이사는 "매번 요식행위식 간담회를 하다보니 20년간 수가체계가 이 모양이 된 것이다. 대통령이 의료개혁에 대한 의지가 큰데, 반드시 수가협상 체제를 바꿔야 한다. 재정소위가 정하는 밴드를 아직까지도 결정하지 안았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며 "밤샘하면서 밴드 내에서 단체별로 순위를 정해 몇 퍼센트 싸움을 하는 것을 더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날 1차 수가협상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의협은 KMATV를 통해 이날 모두발언은 유튜브에 생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