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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령제약 샴페인 만남'…국세청 세정협의회 50년만에 역사 뒤안길로

    김두관 의원 "로비창구로 변질된 민간소통기구, 끈질길 비리추적으로 '폐지' 결실 맺었다"

    기사입력시간 2021-10-22 10:16
    최종업데이트 2021-10-22 10:22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보령제약 대표가 관할 세무서장과 샴페인 만남을 해 논란이 된 '세정협의회'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국세청 산하 세무서 세정협의회와 관련한 비리를 밝혀 폐지 수순을 이끌어냈다고 22일 밝혔다.

    세정협의회는 지난 1971년 세무서와 납세자 간 소통창구 역할을 위해 출범한 이후 50년이라는 긴 역사를 이어왔다. 

    민간 소통창구 역할을 해오던 세정협의회가 어느 순간부터 전관예우와 청탁, 봐주기 등의 부정 관행이 자리 잡으면서 사실상 '로비 창구'로 몰락했다.

    실제 김 의원은 지난 8일 국세청 국정감사를 통해 국세청 내부 직원과 세정협의회 회원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세정협의회의 ‘고문료 지급’ 문제를 상세히 밝혀냈다.

    세정협의회 회원들이 관할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 유예, 세원관리 등의 특혜를 받는 대가로 퇴직 세무서장에게 퇴직 후 1년 동안 월 50만원에서 200만원씩 고문료 형태의 답례를 지급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한 김 의원은 국세청이 납세자의날에 수여하는 모범납세자 표창과 관련된 문제도 꼬집었다. 모범납세자를 수여받은 기업은 3년간 세무조사 유예 혜택이 주어지는데, 특정 기업에 기재부 장관 표창을 수여한 세무서장이 퇴임 후 해당 기업에 사외이사로 취업한 사례를 공개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사례를 근거로 "구시대적 유물인 세정협의회를 해체해 전관예우 관행을 완전히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대지 국세청장은 "존속하지 않는 방안을 포함해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면서도 "발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연구를 많이 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김 의원은 국감 질의에 그치지 않고 지난 13일 변호사법, 관세사법과 달리 전관예우 내용이 부재한 세무사법에도 해당 내용을 명시하는 세무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공직 퇴임 1년 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세무관서 관련 업무를 3년간 수임 제한하는 내용이 주 골자였다.

    또한 김 의원은 20일 종합감사에서 "지난 8일 국세청 국감에서 청장이 세정협의회 폐지를 단정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할 것이냐"고 질의했고, 김 청장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고, 폐지 방향으로 해서 빠른 시일 내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종감에 이어 지난 21일 한 매체를 통해 5월 18일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보령제약 대표가 세정협의회 명목으로 관할 세무서장인 종로세무서장과 샴페인 만남을 가진 내용이 밝혀졌다"면서 "보령제약은 '당시 만남은 관례적으로 진행하는 수시 업무 회의였을 뿐 세무조사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했으나,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업체 대표와 관할 세무서장이 세정협의회 개최를 이유로 샴페인 만남을 한 것은 옳지 않으며 이를 폐지하라는 여론이 더욱 뜨거워졌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세정협의회와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의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1971년 출범 이후 민관 유착 의혹과 전관예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세정협의회는 김대지 국세청장의 약속대로 5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며 "끈질긴 비리 추적이 결실을 맺게 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청장의 세정협의회 폐지 약속이 잘 이행되는지 확실하게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더욱 청렴하고 보다 나은 국세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