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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지던트 계약도 안했는데 임용? 황당한 문자 받은 전 전공의 "병원 직원 고소"

    가톨릭중앙의료원, 사직한 류옥하다 전 전공의에 임용 발령 문자 보내…"국가에 순응하는 악의 평범성 보여줘" 비판

    기사입력시간 2024-03-04 13:51
    최종업데이트 2024-03-04 13:51

    가톨릭중앙의료원 수련교육부가 류옥하다 씨에게 보낸 문자. 사진=류옥하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선생님께서는 3월 1일부로 임용발령 됐음을 안내드립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으로 일하다 지난 2월 사직한 류옥하다 씨는 4일 병원 측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 대학병원들이 계약을 거부한 전공의들을 강제로 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류옥 씨는 병원이 보낸 문자와 관련 “2월을 끝으로 인턴 계약이 종료됐다. 이후 레지던트 계약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임용이 된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어 “병원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곤란함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에 순응한다고 죄가 없는 게 아니다. 나치 부역자, 친일파도 같은 논리로 행동했으며 역사의 심판을 받았다. 부끄러운 줄 알라”며 한나 아렌트가 저술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를 언급했다.
     
    해당 책에서 한나 아렌트는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 속 악행은 사람들의 상식처럼 악인이나, 광신자에 의해 벌어진 게 아니라 오히려 국가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보통이라고 여기는 평범한 이들에 의해 행해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류옥 씨는 “반헌법적이고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지시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악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저 자기 위치에서 자기 일을 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는 변명에 불과하다”며 "병원 수련교육부 팀장과 직원들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의 방조범,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