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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수술 수가 가산 필요하다

    적절한 시스템, 의료진 양성에 투자할 때

    [칼럼] 대한비뇨기과학회 민승기 보험이사

    기사입력시간 2016-10-19 12:06
    최종업데이트 2016-10-19 13:53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건강보험 정책 중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3대 비급여 제도 개선 등이었다.

    이런 정책을 통해 국민들에게 어느 정도 당장의 가시적인 혜택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근래에는 당장 시급한 국가적 문제점 중의 하나인 출산율 저하에 대한 대책으로서 출산 및 신생아, 영유아 의료비에 대한 지원과 관련 의료수가에 대한 정책적 배려 등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장단기적으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든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노인 의료비 상승도 매우 가파르다.
     
    정부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노인 의료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고 대책에 대해서도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노인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는 없을 것 같고, 재원 마련 및 효율적 지출이 더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단순 노인 인구의 증가 못지않게 의학의 발전과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른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갈수록 초고령자가 늘어날 것도 충분히 예상된다.
     
    당연히 노인 환자들이 수술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도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 노인환자에서 수술이 필요한 때에 간혹 노인 환자 본인, 또는 가족이나 의료진에 의해 수술적 치료법이 간과 되거나 거부되는 사례가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으로 일반인들 사이에 퍼져있는 노인 환자 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원인이 되는 것 같다.

    '이 연세에 수술까지 필요 하나요?', '마취가 위험하니 비수술적 치료가 더 좋을 것 같아요', '수술 안하고 그냥 참고 살래요' 등의 인식이 그것이다.

    또한 일부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의료인 입장에서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하고 더 효율적일 수 있더라도 노인 환자의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거나, 환자나 가족의 소극적 사고에 동조하기도 한다. 

    즉 의사 입장에서 노인 환자의 수술 자체를 꺼리는 게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상황들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노인 환자 수술의 특징은 젊은 환자와 달리 수술 전 준비, 마취, 수술, 수술 후 회복 등 수술 전 과정에 거쳐 상대적으로 고위험일 수밖에 없다.

    노인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동반 질환이 있고 복용 약물도 많으며, 수술 후 회복 기간도 긴 경향이 있다.

    이와 함께 여러 진료과에 걸쳐 다양한 질병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동반 수술을 해야 할 때도 많고, 이에 대한 수술 준비 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당연히 이에 따른 비용도 젊은 환자에 비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렇듯이 노인 환자의 수술은 젊은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여러 가지 신경을 써야하는 위험한 상황이 더 많은데 이에 대한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제도적 지원은 전무 하다.

    이 점에서 의료인이 노인 환자의 수술을 꺼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현실이라면 본의 아니게 고위험 수술 환자가 되어버린 고령의 환자들은 수술을 받길 원하더라도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스스로 수소문을 해서 찾아가야 할 수도 있다.

    설사 의료인이 노인 환자 수술을 하더라도 적절한 준비 없이 수술을 하고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발생하면 사회적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전반적인 노인 환자의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술이 필요한 질병을 가진 노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노쇠해지고, 수술을 미룰 경우 더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총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불필요한 수술은 당연히 피해야 하지만 노인 환자에서 수술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보아 수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예를 들어 진행되는 암이 진단되었는데 나이 때문에 수술을 포기하고 더 일찍 돌아가실 수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적극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인 수술의 특징을 비교 분석해 노인 환자의 수술시 임상적으로 고려해야 할 인자들을 알아보고 위험도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국내에서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진하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는 정책적으로 심평원의 자료를 분석, 비뇨기과 수술을 받은 노인 환자의 특성에 대한 연구를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면 더 정확한 상황 판단 및 대책 마련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건강보험 의료수가 정책 중 소아 수술 수가 가산은 있다.

    소아 수술은 성인의 수술에 비해 수술 전, 수술 중, 수술 후, 회복기에 포괄적이고 반복적인 평가와 대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을 인정받은 결과이다.

    노인 환자의 수술도 소아처럼 단지 수술을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수술 전, 수술 중, 수술 후, 회복기에 포괄적이고 반복적인 평가와 대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수가에서의 반영은 없다.

    노인 환자에게도 소아 환자와 같은 수술 수가 가산 제도를 도입해야 의료기관에서도 노인 수술 환자를 위한 적절한 시스템을 구비하고, 노인 환자의 수술을 위한 전문 의료진을 양성하고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 환자가 젊은 환자들과 같이 안전하고 동등하게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이런 제도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누적 흑자가 20조원을 넘을 거라고들 한다.

    이제는 효율적 지출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고,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소아, 출산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수가의 정책적 배려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고령화 특히 노인 의료에 대한 배려가 당연히 병행되어야 할 것 같고, 노인 수술 수가 가산도 반드시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