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전 사회가 의료진을 향해 돌을 던졌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 최종 무죄로 결론났다. 1심, 2심 그리고 최종 대법원까지 의료진에게 범죄 사실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죄 없는 의료진을 구속하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해당 사건으로 고위험 업무에 대한 의료계의 기피 현상, 바닥으로 떨어진 소아청소년과 지원율 등 부작용이 발생한 가운데 의료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이 같은 사건이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대법원은 지난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신생아 5명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4명과 간호사 3명에게 모두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피해자들이 모두 동일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동시에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피해자들에게 투여된 스모프리피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고, 그와 같은 오염이 이 사건에서 주사제의 분주 지연투여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재판의 핵심은 의료진의 '주사제 분주 및 투여'라는 의료행위와 신생아 5명의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2심)은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체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사건을 맡은 장성환 변호사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미숙아로 태어난 4명의 환아가 사망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환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의료진들의 마음 역시 비통하고 슬플 것이다. 사건 당일 경찰이 신생아중환자실에 들이닥치고 이후 의료진들이 무슨 중대한 과오라도 있는 것인양 단정하고 언론에 발표하고 이와 같은 추측성 기사들로 인해 의료진들이 겪은 마음 고생과 고초는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특히 장 변호사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으로 의료진들이 구속되고 재판까지 받게 된 것과 올해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한 전공의들이 전무하다시피 한 현실이 무관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 80%, 2020년 73%에서 2021년 38%, 2022년 27.5% 그리고 2023년 16.6%로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17년 말에 발생한 후 지지부진하게 이어진 이대목동병원 공판과 함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하락했던 것이다.
장 변호사는 "이번 누구보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미숙아로 태어난 환아들이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는 보람으로 신생아중환자실을 지켜온 의료진들에게 좌절을 주는 위와 같은 일은 더 이상 발생해선 안 된다. 우리의 의료진들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우수하고 최선을 다하여 치료를 하고 있고 그에 대한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와 같은 자부심이 우리나라의 우수하고 효율적인 의료의 뒷받침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장 변호사는 "이제는 의료진들에게 희망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용기를 내라고 북돋아주어야 할 때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진들과 환자들 사이에 신뢰가 굳건해 지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이다. 아울러 보다 철저한 감염관리를 위한 인적, 물적 투자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인기영합적이고 허울 뿐인 보장성 강화보다 필수의료 재정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