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년 간 의료IT 분야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아직 환경이 열악해 국가 차원의 제도 개선과 투자가 필요하다. 의료IT기업과 의료기관의 협력을 통해 이런 문제를 논의하고 제안하겠다.”(의료IT산업협의회 전진옥 회장)
의료IT산업협의회는 1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창립식을 갖고 IT산업 발전을 위한 공식 회무를 시작했다. 협의회 신임 회장은 비트컴퓨터 전진옥 대표가 맡았다. 참여한 기업은 25개다.
전 회장은 “병원 내에서 보면 IT기술을 최고의 기술로 꼽는다. 그러나 의료 IT산업은 열악하다”라며 “병원들 간의 정보 교류나 정보공유가 안 되고 있다. 비영리법인인 의료기관이 투자를 받을 수도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의료IT산업협의회는 의료IT 업체 간에 친목을 도모하는 동시에 IT서비스의 개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 회장은 “의료기관과 네트워크를 통해 의료IT 시장을 확대하고 의료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의료IT 발전을 위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했다.
전 회장은 “의료IT 업계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과제를 발굴하겠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해당 지원기관과 협력하고 정책이 실제로 반영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전 회장은 “사실 협의회 출범이 조금 늦었다. 하지만 의료IT 업체들이 내부적인 경쟁력을 향상시켜 의료기관이나 한국의 의료IT산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기술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 서로가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서도 협력을 통해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규제나 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전 회장은 “각종 규제는 의료IT 산업을 펼쳐 나가는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의료정보는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규제나 제도 개선이 쉽지 않다”라며 “그렇다고 법테두리에 갖힌다면 신산업은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기업이 어려움에 처한 부분에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에 대한 정책적 건의를 하겠다”라며 “의료정보 표준화가 상대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중소병원이 함께 참여해 상생하겠다”고 했다.
전 회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전자의무기록(EMR) 도입이 늦었다. 그런데도 확산은 매우 빨리 이뤄졌다”라며 “새로운 변화는 다이내믹하게 이뤄진다. 법 제도에 대한 규제 개선은 조심스럽지만, 검증을 거쳐 사회적 동의를 구하면서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축사에 나선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병원은 IT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모든 요소에 IT가 있다. AI나 블록체인 등의 새로운 기술은 다른 어느 산업보다 의료에서 의료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의료IT를 선도하는 업체가 협의회를 설립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앞으로 의료와 IT산업이 상생하길 바란다라며 ”2000년대 초반 EMR이 확산됐듯이 EMR업계가 공통분모를 찾아서 가길 바란다“라고 했다.
대한의료정보학회 박래웅 이사장은 “미국은 병원 EMR 보급을 위해 인센티브를 주면서 보급률을 높였다. 데이터의 표준화나 공유가 이뤄지고 혁신 기술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의료IT의 기회는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인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봉사하고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경원 SW정책관은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GDP(국내총생산)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와 IT에서 결합된 부분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정책관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헬스데이터, 클라우드, AI 등을 이용해 의료와 IT를 결합해 헬스케어 경쟁에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과기부도 보건복지부 등과 협력을 통해 규제를 바꾸고 수요자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조현정 한국SW산업협회장은 “다양한 접점에서 모여 헬스케어 분야의 유대를 강화하고 의료IT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앞으로의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