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렘데시비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초기 임상결과가 나온 가운데, 방역당국이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면 국내에서도 긴급사용승인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AID)는 29일(현지시간)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초기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통해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의 회복 속도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31% 빨랐다고 발표했다. 렘데시비르를 쓴 환자군은 회복에 평균 11일 걸렸고, 쓰지 않은 환자는 15일 걸렸으며, 둘 사이의 차이인 4일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망률은 렘데시비르를 쓴 환자가 8%, 그렇지 않은 환자가 11.6%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의미를 가질 정도는 아닌 것으로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내에서 시행되는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은 크게 2건이 진행되고 있다. 제조사와 의료기관이 협력해서 중증과 중등도 환자를 각각 대상으로 한다.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 등 3개 의료기관에서 중증환자 75명, 그리고 중증보다 증상은 가볍지만 중등도 환자 120명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중증 환자에 대한 결과는 빠른 시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제조사 이외에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하고 세계 각국의 협력 기관 약 67곳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라별로는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병원이 NIH와 협력해서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체 참여대상은 1000명이 넘는다”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여명이 등록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5월 중순경에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렘데시비르와 관련해서 외신을 통해서도 그렇고 일부 긍정적인 결과에 대해 언급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개국에서 약 67개 연구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전체적인 결과가 나오게 되면 렘데시비르의 임상적인 효능이나 효과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유사시에 국내서도 이러한 치료제가 나오면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지고, 국내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과정에서 국제 공조나 세계보건기구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시점에서 아직 전체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다 집계되거나 분석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판단은 좀 더 유보적이지만 앞으로도 결과를 잘 분석하겠다”고 했다.
전날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의 재양성 사례에 대해 불활성화된 죽은 바이러스라고 밝혔다. 이날 기준 재양성 환자는 305명이다.
권 부본부장은 "중앙임상위원회는 우리나라에서의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가장 권위있고 가장 전문적인 판단을 하는 위원회다. 현재로서 코로나19 재양성에 대해서는 국내 최고의 또 중립적이면서도 전문적인 위원회에서 일단 잠정적으로 불활성화된 바이러스라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재양성 사례가 계속 발견이 된다면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바이러스 분석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765명이다. 4명 모두 해외 유입 사례였다. 이날 지역사회 감염이 72일만에 0건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1명 늘어나 247명이 됐다.
권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일선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신고해 진료에 철저히 임해주고 다량의 검사가 가능하도록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협조한 덕분"이라며 "코로나19는 상대하기 어렵고 힘들고 까다로운 병원체지만 생활 속 방역수칙이 일상화되고 습관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