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한 채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한 가운데 배장환 전 충북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사실상 내년도에 신규 의사와 전문의가 배출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의대생들의 휴학으로 대규모 의학 교육이 불가피해 의사의 질이 하락될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의대 증원에 책임이 있는 정부는 각종 소송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20일 배장환 전 충북의대 교수가 개인 페이스북에 "정부는 이미 2025년 의대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로서의 기능을 잃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배 전 교수는 "정부는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내년이 되면 신규의사도 없고, 전문의도 없다. 게다가 평소 정원의 두배가 넘는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된다"며 "그 학년은 의대 6년, 인턴, 전공의 4-5년 동안 정원의 초과로 임상실습 다운 실습도 없고, 수련다운 수련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한 의사 질 하락은 그 후 20-30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6년간의 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내년에 의대평가에서 상당수의 대학은 의학교육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의대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그 의대의 의대생들은 아무리 공부를 해도 의사국가고시를 볼 자격을 잃게 된다. 그러면 의대생들은 대학과 정부에 수업권 미충족에 대한 소송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배 전 교수는 무엇보다 현재 전공의 대다수가 사직하고, 의대생 대다수가 휴학하면서 내년도에는 신규의사와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로 인해 격오지와 군진의학의 상당한 축을 담당하던 공중보건의와 군의관은 없다. 그런데 특히 군진의학은 군의관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라 이제는 용사들이 다치거나 질병을 앓으면 바로 진료를 볼수없는 환경이 된다"고 꼬집었다.
배 전 교수는 "우리나라 군진의학은 특히 군의관만 바라보고 보잘것 없는 시설과 장비로 수십년을 끌어 온 상황이다. 스무살의 꽃다운 청춘들이 나라를 지킨다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를 했는데 결국 외상이나 질병에 초기 치료를 적절히는 커녕 기본치료도 못하게 돼 목숨을 잃거나 영구장애를 갖는 일이 생길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0명이라는 주술적인 숫자놀음에 윤석열 대통령이 놀아나면서 이제는 사회의 많은 부분의 국민들이 고통과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라며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정부는 잘못된 정책에 대한 반성과 수정은 생각하지 않고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는 정신승리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현 정부가 피레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의 심정으로 의료개혁의 가혹한 산을 오른다는 망상을 하고 있다고 촌철살인했다.
그는 "(정부는) 그 산꼭대기에 오르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있을것이라고 국민을 속이고 있는데, 그 산꼭대기에 달려 오르면 바로 천길 낭떠러지가 있고 그 깊은 크레바스에 미래를 포기하게 된 의대생과 전공의 그리고 환자와 국민이 떨어진다는 것을 부인하고 있다"며 "현실을 부정하고 망상회로로 연명해 사회 각계각층의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정부와 정치인의 말로는 결국 재판과 투옥밖에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배 전 교수 "대한민국 정부는 지금이라도 눈을 뜨시고 현실을 직시하시고 이 잘못된 현실을 고칠 누구라고 알고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시길 바란다. 정권의 종말이 코 앞"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배 전 교수는 충북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다 교수직을 사직 한 후 현재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