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부는 보건의료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일 경우 외국의사들도 국내에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한다고 발표했다.
개정안은 예외규정을 한가지 추가한 것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보건의료위기 ‘심각’ 단계의 위기 경보가 발령된 경우에도 외국면허 소지자가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심각 단계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외국의사 수입과는 개념이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시행규칙 개정안이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보건의료재난 위기상황 심각 단계 대응책 중 하나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고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집단사직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라진 전공의들의 업무를 대체하기 위한 방안인 것이다.
지난 3월17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언론 인터뷰에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움직임에 대해 '대단한 겁박'이라며 "현장에 의사가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외국으로 보내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전세기 대신 외국의사 수입으로 정책 전환을 한 모양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지금처럼 의료 공백이 발생한 경우 외국 의사면허 보유자로 의료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 전공의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저임금으로,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미래비전 없이 버틸 수 없는 직종이 돼버렸다. 설사 실현된다 해도 지원 가능한 의사는 검증조차 되지 않은 후진국 의사밖에는 없다. 이는 누가 봐도 국민 보건에 심각한 위험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양대노조가 총파업해도 해외 근로자 수입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국민건강,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를 함부로 수입하겠다니, 국민보건을 경시하는 복지부 관료들이 사고방식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복지부 공무원의 비상식적 만행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의료 실습에 부족한 카데바를 외국에서 수입하겠다는 발상을 했고, 지역의료과 군인의 의료를 담당하는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을 임의로 서울 대학병원에 배치를 했다. 그럼에도 교수들은 번아웃됐고, 급기야 주 5일 진료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잘못된 탁상행정된 것이 입증됐고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역의료와 군의료는 더 피폐해졌다.
정부는 전공의 사직 이후 그동안 의료개혁특위를 급작스럽게 구성해 의료의 질을 향상시킨다더니, 이제는 정부가 앞장서서 의료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후진국 수준으로 의료의 질조차 후퇴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제 무능한 현재 복지부 공무원 대신 외국 공무원을 행정고시조차 없이 대체고용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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