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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신약개발 '도입' 넘어 실제 연구로…자체 플랫폼 구축하고 파이프라인 연구 협업 확대

    동아쏘시오·대웅 등, 연구 데이터 내재화…SK바이오팜·LG화학·셀트리온은 후보물질·타깃 개발

    기사입력시간 2026-08-13 04:09
    최종업데이트 2026-08-13 04:09

    사진=챗GPT 생성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AI 신약개발 경쟁이 플랫폼 구축과 실제 신약 후보물질 개발로 구체화되고 있다. 외부 AI 기술을 연구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연구 데이터를 축적하는 플랫폼을 만들거나 AI 기업과 후보물질·타깃의 개발 권리까지 나누는 협업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과 외부 AI 기업을 활용해 실제 신약 후보물질·타깃 개발에 나선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제약사와 AI 신약개발 기업 간 협업 및 공동연구 사례는 약 160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임상 등을 포함한 AI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약 450건에 이른다.

    AI 활용은 후보물질 탐색뿐 아니라 전임상·임상 연구 설계 등 신약개발 여러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약사가 내부 연구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축적하거나, 외부 AI 기업과 발굴 물질의 후속 개발·사업화까지 역할을 나누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연구 데이터 쌓고 AI 내재화로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탐색부터 전임상과 임상을 거치면서 통상 10~15년이 걸린다. 이에 국내 제약 기업은 후보물질 탐색과 검증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연구 과정에서 쌓인 화합물·유전체·실험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모으고 있다.

    구체적으로 동아쏘시오그룹은 최근 그룹 IT 계열사 DAI가 LG CNS와 AI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을 마쳤다고 밝혔다. LG CNS와 DAI는 약 6개월간 화합물·유전체 정보와 실험 결과, 논문, 특허 등 분산된 신약 연구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표준화했다.

    해당 플랫폼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검증까지 주요 연구 과정을 지원한다. 특히 AI 예측 결과와 실제 실험 데이터를 연결하고, 새로 확보한 실험 결과를 다시 학습하도록 해 다음 예측과 후보물질 탐색에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이뿐 아니라 DAI와 동아에스티는 7월 지능형 신약개발 플랫폼 'AIDDP(AI Drug Discovery Platform)'을 구축하고 운영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AIDDP에는 동아에스티의 축적된 신약연구 경험과 컴퓨터 기반 분석 역량, 기존 연구 워크플로우 등이 반영됐다.

    대웅제약은 2021년 AI신약팀을 구성한 뒤 2024년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 '데이지(DAISY)'를 구축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DAISY를 활용해 기존 1년 이상 걸리던 유효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최단 2개월까지 줄였다.

    유한양행은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 '유-니버스(Yu-NIVUS)'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단계별 기능을 연구과제에 적용하고 있으며 2027년 1분기까지 신약개발 과정을 연결하는 완성형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Yu-NIVUS는 후보물질 설계와 선별, 분석을 한 과정으로 연결한다. 이러한 설계-합성-시험-분석(DMTA)의 반복 과정을 자동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들 기업의 플랫폼별 기능은 조금씩 다르지만 분산된 연구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예측 결과를 실제 실험에 다시 연결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연구마다 외부 AI 도구를 별도로 적용하는 방식과 달리 내부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신약 후보물질·타깃 찾고 후속 개발까지…넓어지는 협력 범위

    AI 전문기업과 제약·바이오 기업 간 협업에서는 후보물질이나 신규 타깃을 실제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는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AI 기업이 초기 연구를 담당하고 제약사가 후속 개발을 맡거나, 공동연구에서 발굴한 신약 자산의 권리와 상업화 조건까지 계약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은 올해 6월 미국 인실리코 메디슨과 최대 25억7000만달러, 한화 약 4조원 규모의 중추신경계(CNS) 신약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공동연구 대상은 3개 타깃의 CNS 신경면역 분야 치료제다.

    양사는 인실리코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단계까지 공동연구한다. 이후 임상 개발과 제조·상업화는 SK바이오팜이 맡는다. 공동연구에서 도출되는 후보물질의 소유권과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도 SK바이오팜이 확보한다. 후보물질 탐색에 AI 기술을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발굴 물질의 후속 개발 주체와 사업화 권리까지 계약에서 정했다.

    LG화학은 올해 6월 영국 랩-지니어스 테라퓨틱스와 다중항체 항암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 및 라이선스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랩-지니어스는 AI를 활용해 다중항체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LG화학은 계약금과 연구비를 지급한다. 양사는 표적 검증부터 선도물질 최적화까지 5년 이상 걸리는 항체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셀트리온은 연구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른 AI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항체 후보물질 개발에는 갤럭스, 신규 표적 발굴에는 포트래이의 기술을 활용한다.

    셀트리온은 2025년 12월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와 다중항체 기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갤럭스는 자체 AI 플랫폼 '갤럭스디자인'을 활용해 다중항체 후보물질 발굴과 초기 검증을 맡는다.

    후보물질 발굴 이후 비임상·임상 개발과 상업화는 셀트리온이 담당한다. AI 기업이 항체 설계와 초기 검증을 맡고 제약사가 이후 개발을 이어가는 구조다.

    신규 표적 발굴에는 포트래이의 공간 전사체 AI 플랫폼을 활용한다. 셀트리온은 2025년 10월 포트래이와 공동연구를 시작했으며, 연구에서 발굴되는 신규 표적 가운데 최대 10종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