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영웅, 지원은 제로"
"레지던트도 사람이다"
"우리는 일회용이 아니다"
"코로나19 의료지원 전에 백신부터"
미국 스탠퍼드대학병원 전공의 100여명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최일선에서 진료했지만 1차 백신 접종 명단에서 빠졌다는 이유로 병원 로비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병원은 화이자 백신 5000회 접종분을 수령하고 우선 접종 대상자를 선정했으나 가장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할 전공의와 간호사 등이 명단에서 빠졌다. 특히 전공의 1300여명 중 백신접종 대상자는 고작 7명이었다.
전공의들은 “환자를 직접 치료한 전공의나 중환자실 간호사, 호흡기 치료 의료진 등이 백신 접종 명단에서 빠졌다”라며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병원 고위직이 먼저 접종 대상에 들어간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먼저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다.
스탠퍼드대학병원이 우선접종 대상자로 선정한 직원들은 코로나19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지 않는 병원 고위 간부들이 포함돼있었다. 원격진료를 하는 의사와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는 병리과 의사 등도 백신 명단에 포함돼있었다.
이는 병원의 내부시스템 오류에 따른 것이었다. 백신 접종 알고리듬은 나이와 업무 영역, 부서별 코로나19 환자 발생 숫자 등에 따라 위험도를 점수화하고 접종 명단을 작성했다. 하지만 나이가 젊고 여러 부서를 순환근무를 하는 전공의 등이 오히려 우선순위에서 배제된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사과했다. 당장 백신 접종 명단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백신 접종 명단을 잘못 선정한 사실을 인정하고 빠르게 수정하겠다”라며 “윤리적이고 공평한 접종 프로세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한 병원의 모든 의료진이 2~3개월 안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미국 일선 전공의와 의사들은 '#HealthcareHeroesSupportIsZero' 등의 태그를 붙여 이번 스탠퍼드대학병원 소식을 트위터에서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