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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집행부를 옹립한 여당 지도부인가?

    [칼럼] 조병욱 전 대한의사협회 중앙대의원

    기사입력시간 2026-10-28 08:24
    최종업데이트 2026-10-28 10:09

    4월 19일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메디게이트뉴스] 10월 31일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대의원회 운영회는 다음과 같은 경위보고를 대의원들에게 보냈다.
     
    [전문]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입장문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대의원 여러분께 “제43차 종합학술대회와 관련된 특별감사위원회 설치의 건”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게 된 경위를 간략히 보고드리고자 합니다.
     
    2026년 9월 19일 제 35차 운영위원회는 감사단의 수시감사보고와 집행부의 입장보고를 청취하였습니다.
     
    당시 운영위원회는 감사단이 수시감사에서 지적한 사안들을 집행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여 불분명한 업무 처리 절차를 정비하고 지적 사안에 대한 증빙자료를 보완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감사단이 요청한 특별감사위원회 설치 여부는 대의원총회의 결정사항이며 운영위원회 소관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당시 운영위원회는 특별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하여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감사단의 수시감사보고에는 집행부의 정관이나 규정 위반이 전혀 지적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감사단은 집행부에 대하여 배임이나 횡령 혐의를 지적하고 있으나 아직 종합학술대회 비용정산이 완료되지 않았고, 독립된 회계감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판단을 할 수 없었습니다. 통상 종합학술대회 후 비용정산은 길게는 2개월 이상 소요되는데 감사단의 수시감사는 종합학술대회 후 불과 10여일 만에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셋째, 11월에 2026 회계연도 상반기 정기감사가 예정되어 있어 절차적으로 중복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였습니다.
     
    넷째, 특별감사위원회를 설치해도 감사단이 제기한 혐의를 입증할 추가적인 자료가 확보되는 것인지에 대하여도 의문이 있었습니다. 추가적인 자료 확보 등 실익이 없다면 임시대의원총회 개최와 특별감사위원회 설치는 귀중한 회비를 낭비하는 결과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운영위원회는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기보다 비용정산이 마무리되고 회계감사가 이루어진 후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한 시점에서 특별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임시대의원 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감사단은 9월 21일과 10월 10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수시감사보고에 따른 후속조치를 요청하였습니다. 이후 운영위원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전체 대의원회와 협회 내부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 초래되었습니다.
     
    운영위원회는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대의원 여러분께서 감사단의 수시감사보고와 집행부의 입장보고를 직접 청취하고 특별감사위원회 설치 여부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도록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운영위원회는 협회 회무와 대의원회 운영과 관련하여 다양한 견해와 이견이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견해는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 구조 아래에서 소통되어야 하고 궁극적으로 협회의 회무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을 지향해야 합니다. 이러한 큰 방향을 외면한다면 오히려 협회의 회무능력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불신을 키우는 불행한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현 상황과 관련하여 수시감사보고서를 언론에 유출하고 협회 내부 회의와 관련된 내용을 SNS나 유튜브에 공개하는 등 협회 임원이나 대의원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로를 동료로 생각하기보다 없애야 할 적으로 간주하는 모습입니다. 겉으로는 공정, 정의, 알 권리를 내세우지만 결국 협회의 회무능력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불신을 키우는 이런 사태에 운영위원회는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입니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이번 임시대의원총회가 서로 간의 이견을 조정하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모하여 대의원의 단합과 신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대한의사협회의 대의원회는 회원들을 대신해 법인에 필요한 사원총회를 대신하는 조직 기구이다. 따라서 회원들의 총의를 받들어 대의원들이 그에 따라 활동하는 곳이다. 

    전문을 보면 그 어디에도 “회원”은 없다.“국민의 불신”을 걱정하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

    1. 초월적 권리행사를 하는 운영위원회

    감사보고서는 대의원총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대의원들이 감사보고서를 읽어보고 그에 따른 결정인 의결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운영위원회는 자신들만 수시감사보고서를 회람한 후 다른 대의원들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 

    9월 운영위원회에서 그들은 “특별감사위원회 설치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내렸다.  

    2. 절차적 하자

    감사보고서는 원칙적으로 채택 유무를 물어야 하고 이후 감사권고안에 대한 후속조치를 결정해야 한다. 임시대의원총회의 안건인 특별감사위원회 설치의 건이 상정되기 전 대의원회에서는 수시감사보고서에 대한 채택에 대한 논의가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운영위원회는 이 과정은 생략한 채 바로 특별감사위원회 설치의 건이라는 안건으로 임시총회를 소집했다. 

    만일 이 수시감사보고서가 대의원들로부터 채택되지 않는다면 결국 일련의 과정은 수시감사보고서에 접근 가능한 사람을 최소한으로 국한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전문에서 두 차례 언급한 국민의 불신을 일으킬만한 일, 그리고 협회의 회무능력을 떨어뜨릴만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 내용이 현 집행부에 우호적인 내용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3. 끼워 맞추는 억지주장

    감사는 회계감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계뿐만 아니라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과 의사결정과정 등을 모두 들여다보는 회무감사도 감사의 한부분이다. 단순히 회계처리가 끝나지 않았다고 해서 수시감사를 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 
     
    특히 종합학술대회가 끝난 직후 집행 재정의 규모가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말들이 분분했던 당시 예산 편성과정과 집행과정에 대한 빠른 감사는 외부의 의혹제기나 불신을 해소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을 보면 결과가 좋지 않은 듯하다.

    4.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 구조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 구조는 보안유지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이 기본값인가. 겉으로 공정, 정의, 알 권리도 충족을 못 시키고 당당하지 못할 일을 왜 회원들을 대표해 하고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협회의 회무능력은 회원들과 대다수 대의원들마저 모르는 상태로 상위 조직 몇몇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회원들의 무관심이 커질수록 회무 능력이 올라간다는 대의원회 의장의 글은 그동안 그들만의 리그로 바뀌어 버린 대한의사협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는 수시감사보고서가 모든 대의원들에게 배포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배포되기 전부터 많은 수의 대의원들은 임시대의원총회 불참을 결정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그 이유는 이미 답을 정해놓은 요식행위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가 수시감사는 잘못 수행된 것이고, 수시감사보고서의 권고인 '특별감사설치의 건'은 의결에 올릴 이유가 없다고 이미 결정했기 때문이다.
     
    대의원회는 집행부의 회무를 돕고 견제하며 감시를 한다. 그리고 그 감시를 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감사라는 독립된 기구를 대의원회가 직접 선출해 운영한다. 그런데, 지금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행태는 마치 집권여당이 국정감사에 끌려나온 정부를 대변하는 것처럼 집행부를 감싸고 있다.

    “협회의 회무능력”

    숨기고 덮어주고 모른 척해주어야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의협이 되는 것인가? 2년 전 끌어낸 임현택 회장 집행부, 스스로 물러나게 만든 이필수 회장 집행부. 수차례 불신임안을 올렸던 최대집 회장 집행부에는 도대체 왜 그랬던가?
     
    대한민국 의료를 망가뜨린 주범은 정부도 국회의원도 아닌 당신들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