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의학회가 올해 역사상 첫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향후 중차대한 보건의료 분야 이슈와 관련해 의료계의 의견을 모으는 ‘플랫폼’으로써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1년간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16~17일 더케이호텔(온라인 병행)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대한의학회가 자체적으로 학술대회를 여는 것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의학회는 3년 전까지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학술대회를 열어왔고, 지난해에는 임원 아카데미와 병행해 시범적으로 학술대회를 연 바 있다.
대한의학회 박정율 부회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에서 개별적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해왔는데 그러다보니 의료계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부족했다”며 “의료계, 의학계가 한 데 모여 이틀 동안 주요 이슈들에 대해 같이 논의하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이번 학술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여러 유관 기관들과 공동 주최 세션을 진행한다. 여기서 다뤄졌던 내용들이 학술대회 차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향후 심포지엄, 공청회 진행, 백서 제작 등을 통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의학회 외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대한기초의학협의회,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8개 기관이 함께 세션을 꾸린다.
다양한 기관들이 참여하는 것 만큼 세션 주제도 다채롭다. 첫 째날에는 아카데믹 메디슨(Academic Medicine), 일차의료 중심 의료-돌봄 이용체계 세션이 열리고, 둘째 날에는 의료빅데이터 활용, 의학교육 질 향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초고령화 사회 관련 세션들이 준비돼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올법한 이슈지만, 올해 학술대회의 슬로건은 ‘소통과 공감, 그리고 한 목소리’다. 슬로건 그대로 의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향후 보건의료 정책 이슈들에 대해 의료계의 중지를 모으는 ‘플랫폼’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실제 의학회 정지태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의료계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의료계와 정부간 소통을 어렵게 하는 이유라며 안타까움을 피력해왔다. 이에 의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의료계의 뜻을 모아 정부와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단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한 장소에서 모든 세션이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통상 동일한 시간대에 다른 장소에서 여러 가지 세션이 진행되는 여타 학술대회들과 차별화 되는 점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한 데 모여 한 가지 이슈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의미가 담겼다.
정 회장은 “여타 학술대회들처럼 같은 시간대에 여러 세션을 진행하면 그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되는 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실험적으로 이런 방식을 채택했는데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의학회의 주요 역할은 (의료계가 의견을 나누고 모으는) 플랫폼을 깔아주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좌장도 단순히 세션을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션 종료 후에 논의된 내용을 요약해 제출하는 역할까지 맡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러 이슈 중에서도 아카데믹 메디슨(Academic Medicine)이 이번 학술대회의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그간 국내 의료는 환자 진료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었는데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연구와 교육, 의사과학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 회장은 “아카데믹 메디슨에 대한 국내 인식이 매우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세상이 바뀌어 의학이 의료산업, 바이오산업 쪽으로 발전하고 있고, 의사과학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데, 의대 교육은 여전히 30년 전과 마찬가지로 개원해서 환자를 보는 것에 대해서만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가 아카데믹 메디슨의 개념을 더 발전시키고, 의료계가 좀 더 미래를 보고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