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김민건 인턴기자 가톨릭관동의대 휴학] 의사수 추계 연구를 했던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는 의대정원 증원에 앞서 의료서비스 제공 체계로 빅5병원 중심을 탈피한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현재의 한계를 많이 가지고 있는 행위별 수가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숭고한 일을 하는 분들의 가치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치 기반 의료’로 전환을 해야 한다”라며 “행위별이 아니라 가치 기반으로 가는 기본적인 틀의 변환이 생기고 나서 그 다음에 의사는 몇 명이 더 필요할까, 지역에는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12일 오후 3시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입법조사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관련 쟁점과 해결과제’ 1차 연속간담회에서 “근거가 아닌 경험적 또는 주관적인 주장을 하다 보면 현재의 대립은 해결되기 어렵다”며 “근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의사수급 총추계는 2035년에 부족하나, 2050년 이후 부족이 완화되거나 과잉 공급으로 변한다”며 “‘강력한 의료제도의 변화’에 의해 의사 공급 부족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 개혁을 하면 (부족한 의사 수를) 3분의 1 또는 4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의료서비스 제공 체계와 지불보상제도의 개혁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의료서비스 제공 체계로 ‘연계 협력 체계’(네트워크 의료 체계), 지불보상제도로 ‘가치기반의료’를 제시했다.
홍 교수는 의료서비스 제공 체계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의료는 빅5병원 중심이고, 상급종합병원 중심이고, 대학병원 중심”이라며 “이 병원들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 병원들은 궁극적인 책임을 지는 병원이 돼야 하고 실제로 많은 부분은 1차 의료기관과 그 다음에 지역의 전문병원 또는 2차 병원이 자기 역할을 해야 튼튼한 의료체계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교수는 지불보상제도에 대해 “아이 숫자가 줄어들면 행위 숫자가 줄어든다. 행위 기반 수가 제도에서 소아청소년과의 행위가 줄어들면 수입이 줄어든다. 수업이 줄어드는 과를 누가 선택하겠는가”며 행위별수가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홍 교수는 “소아청소년과와 내과 의사의 환자를 보는 일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가치 기반 수가’로 해결해야한다. 그리고 이는 성과에 따라 작동해야한다. 사망률이 줄어들거나 치료률이 높아지거나 예방이 된다거나 또는 건강 지표가 개선 등과 같은 성과 지표로 지불보상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 교수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의료 개혁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2000명 증원을 하게 되면 부족해지는 부분은 없앨 수 있으나, 그 이후 잉여화되는 부분의 해소에 대한 답이 없다”며 “우리는 (증원된 인원이 원래 인원으로) 돌아오는 시점도 같이 생각을 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의료에 대해 “의사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나타나며 수도권은 과잉 공급이 심화된다”며 이에 대한 정책 제안으로 “의사 수급 부족 지역은 비수도권이니 의대 정원 확대는 비수도권에 국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