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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접종의 민낯...의사들 알람 울리면 자다가도 달려 나가고 백신 냉장고 껴 안고 잘 판"

    의협 최대집 회장 "백신 온도계 지침 제각각, 안전성 보장 없어…이대론 11월 접종 완료 어려워”

    기사입력시간 2021-03-30 11:32
    최종업데이트 2021-03-30 11:32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선 24시간 온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 냉장고를 껴안고 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현재의 백신 접종 정책을 이어가다간 예정된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접종의 주체인 의료인에 대한 처우 문제 등이 전혀 개선되지 않다 보니, 접종 인력 모집에 문제가 많고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부족하다는 취지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백신 접종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의정공동위원회를 통해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한달 째 묵묵부답인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접종을 위한 위탁의료기관 참여율은 꽤 높은 편이다. 정부가 의료기관을 1만개소 선정한다고 밝힌데 비해 1만6000개소가 위탁의료기관 공모에 참여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현실에 맞지 않는 대책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에 따르면 백신 보관 냉장고에 부착하는 온도계에 대한 지침이 질병관리청과 지자체마다 해석이 갈려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최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보통 의사 1명이 근무하는 곳이 많고 24시간 온도를 체크할 수 없다. 일부 의사들은 자다가도 백신을 위해 뛰쳐나가야 한다. 냉장고를 껴안고 자야된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질병청은 디스플레이 부착 여부와 상관없이 어떤 온도계를 써도 괜찮다고 지침을 내렸지만 일부 지자체는 디스플레이가 부착되지 않은 온도계는 온도계를 인정하지 않아 온도계를 다시 구입하는 등 혼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후 불가피하게 백신 보관 장비 고장 등의 문제 발생 시 의료기관의 책임소재에 전혀 안전성 보장도 없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수차례 정부에 요구했지만 협의는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센터에서 근무할 의사인력을 구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코로나19 전담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세전 95만원(일당)의 보수를 받는 반면 백신 접종센터의 경우 절반 수준인 보수가 54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250개 접종센터가 근무할 의사가 확충돼야 하지만 현재 처우와 조건으론 의사를 구하기 어렵다"며 "일부 지자체는 지역의사회에 인력을 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경영상 손실을 무릅쓰고 일하려는 의사가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백신 부작용과 관련해서도 "부작용을 전담할 진료체계가 필요하다. 현재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90%까지 발열과 근육통 등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타이레놀을 먹고 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향후 접종이 확대될 시 부작용 환자들이 병원을 찾으며 응급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