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10일 서울 송파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에서 저용량 3제 항고혈압제 아모프렐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고혈압 환자가 매년 증가하면서 고혈압 치료의 흐름이 단일제에서 복합제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약물 개수가 늘수록 복약순응도는 떨어짐에 따른 변화다.
이날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은 세가지 성분을 3분의 1 용량으로 만든 최초 저용량 복합제 신약을 출시한다"며 "이전에 없던 고혈압 치료에 대한 새로운 옵션으로, 고혈압 치료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모프렐은 기존 고혈압 3제 복합제 '아모잘탄플러스정'(5/50/12.5mg) 대비 용량을 3분의 1로 줄인 제품으로, 단일제와 유사한 혈압 강하 효과를 보인다. 동시에 용량 의존적인 이상반응 발생 위험은 줄이고, 복용 편의성은 높였다.
박 대표는 "아모프렐을 시작으로 고혈압 초기 치료에서의 저용량 복합제 우수성을 입증할 계획"이라며 "향후 이를 잇는 차세대 제품을 육성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 저용량 3제 복합제…복용 편의성과 초기 경쟁력 확보
신제품개발본부 김나영 전무는 아모프렐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2018년부터 7년간 120억원을 투입해 아모프렐을 개발했다. 이는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승인받았다.
이후 영국 제약사인 조지메디슨의 고혈압 3제 복합제 '위다플릭'이 미국 식품의약국 FDA 승인을 받았으며, 국내외에서 항고혈압 저용량 다제 복합제 허가와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 전무는 "단일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용량 복합제를 선택했다"며 "환자 중심 치료를 위한 새로운 옵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모프렐 패밀리'를 개발해 환자 증상에 따른 치료 옵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30대 고혈압 유병률이 증가하고 발병 원인이 다양해짐에 따른 전략이다.
김 전무는 "혈압을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치료제 용량의 증감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초기 요법으로 단일제에서 저용량 3제 복합제 전환을 주도하기 위해 아모프렐 내에서도 용량 조절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모프렐 패밀리를 구축해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세분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 또한 저용량 복합제를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설명했다.
신환 시장 20%, 단일제 5% 점유 목표…첫해 100억, 5년 차 500억 달성 기대
국내사업본부 박명희 전무는 앞으로의 아모프렐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박 전무는 "전체 고혈압 시장은 약 2조4000억원 규모다. 한미약품은 단일제부터 복합제까지 초기 환자부터 중증 환자까지의 모든 치료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모프렐은 특히 신환과 단일제 스위치 수요를 겨냥해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모프렐은 복합제로서는 유일하게 초기 요법 라벨을 획득해 칼슘채널차단제(CCB)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ARB)의 단일요법에서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세계 최초로 상업화된 저용량 3제 복합제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선도할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전무는 가격 경쟁력도 강조했다. 아모프렐은 ARB 고용량 약가 대비 약 10%, 복합제 대비 20%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신환 시장에서 20%, 단일제 시장에서 5% 점유를 목표로 한다"며 "첫해 100억원, 5년 차 5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용량 복합제, 의료진 처방 고민 덜고 부작용 줄인다" 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고
임상시험 책임연구자인 동국의대 이무용 교수는 "아모프렐은 로사르탄 대비 혈압 강하 효과에서 우월성을 입증했고, 암로디핀 단일제와 비교해서도 비열등성을 확보했다"며 "부작용 프로파일에서도 차별성을 보여 초기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증·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아모프렐과 표준 단일제(암로디핀 5mg 또는 로사르탄 50mg)의 8주간 혈압 강하 효과를 비교한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수축기 혈압(sitSBP) 감소 효과는 아모프렐군이 암로디핀 5mg군 대비 비열등성(-19.1 vs. -19.6mmHg, 두 군간 평균 차이에 대한 95% 양측 신뢰구간 상한치 0 미만)을 입증했다. 로사르탄 50mg과 비교해서도 우월성(-19.9 vs. -16.4mmHg, p=0.037)을 보였다.
또한 이완기 혈압(sitDBP) 감소 효과도 아모프렐군이 로사르탄 50mg군 대비 우수(-9.8 vs. -7.4mmHg, p=0.012)한 것으로 나타났다. 8주 후 혈압 반응률(기저치 대비 SBP≥20mmHg 감소 또는 DBP≥10mmHg 감소 환자 비율)은 아모프렐이 로사르탄 50mg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63.7% vs. 49.6%, p=0.017) SBP 130mmHg 미만 도달률도 아모프렐군이 더 높게 나타났다.(47% vs. 31%, p=0.017) 이뿐 아니라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아 내약성도 입증했다.
이 교수는 "고혈압 환자의 1년 내 치료 실패율은 절반에 달한다. 이는 혈압 조절 미비와 부작용에 따른 결과다. 치료를 포기하는 초기 환자만 잡아도 고혈압 환자 증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은 한 가지 기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환자가 왔을 때 어떤 약이 맞을지 늘 고민이지만, 아모프렐은 세 가지 주요 기전을 동시에 차단해 고민하지 않고 두루두루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옵션이 된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저용량 복합제는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를 줄이고, 초기부터 목표 혈압 도달률을 높일 수 있다"며 "단순한 약물이 아니라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단일제를 복용 중인 환자의 전환 여부에 대한 질의에 "혈압이 잘 조절되고 부작용이 없다면 굳이 바꿀 필요는 없지만,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부종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아모프렐로 전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향후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반영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신약이 시장에 나와 가이드라인에 들어가기까지 5에서 10년이 걸린다.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몇 가지 임상 입증만 추가한다면 가이드라인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며 "이 약제를 1차 약제로 등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글로벌 가이드라인 등재도 전망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인 한양의대 신진호 교수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저용량 복합제는 초기 치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가이드라인은 신약 출시 후 한참 뒤에 따라온다"며 "어떤 데이터 등을 제시한다고 가이드라인에 바로 등재되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아모프렐의 임상적 증거가 아닌 컨셉을 소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