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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박단 위원장, 돌아가라는 선배의사에 "선배들 못 움직이면 논의는 당사자가 해야"

    13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서 의정갈등 엔드포인트 요구 나와…의대생·전공의 대표 "부조리한 의료 정책 개선 우선"

    기사입력시간 2025-04-13 20:18
    최종업데이트 2025-04-13 20:40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일단 의대생들이 먼저 복귀하고 대한의사협회가 향후 정부와 협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취지의 선배 의사들 의견에 "선배들이 (투쟁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정부와) 논의도 당사자가 하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의대 교수나 개원의 선배들이 현재 취할 수 있는 투쟁 등 대처 방안이 없다면 정부와 협상은 당사자인 의대생, 전공의가 하겠다는 것이다. 


    13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에 따르면, 박단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의대생, 전공의들이 대정부 협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앞서 의료계 내부에선 의대생 제적과 유급 등이 현실화되면서 일단 학생들이 복귀하고 유연하게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의협 김택우 회장은 지난 10일 박단 위원장과 상의하지 않고 최근 교육부, 보건복지부 장관과 '3자 회동'을 가졌다. 

    이날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한 지역의사회장은 회의 과정에서 "너무 어려운 시기이고 학생, 전공의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젠 출구 전략을 짜야 한다"며 "너무 경직되기 보단 유연한 자세로 출구 전략을 변화해야 한다. 이미 의료계에 피해가 너무 막심하다. 간호법은 통과됐고 진료보조인력(PA)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은 개편됐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론 선배 의사들이 더 이상 나서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대학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휴진도 했지만 지금 솔직하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시위에 나서고 성명서를 내는 것 이상을 하기 어렵다. 사직서를 내거나 휴진을 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박단 위원장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위원장은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구조"라며 "대안은 나오지 않고 엔드포인트에 대한 언급만 나오는데 (이번 투쟁은) 전공의, 의대생들이 1년 동안 개고생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다. 만약 선배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정부와) 논의 자체도 전공의, 의대생들이 해야할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선배들은)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의학교육이 불가능한 현재 상황을 그냥 수긍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단순히 덮어놓고 학생들에게 (학교로) 돌아가라고 한다. 나도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제적, 유급 등의) 피해를 안 보면 좋겠다. 그런데 대신 선배들이 병원 문을 닫거나 그런 대안이 없다. 선배들이 우리에게 엔드포인트 수정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협상력을 어떻게 올려서 정부를 상대로 부조리한 의료 정책을 어떻게 바꿀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배들은 그저 얼마 안 남았으니 어쩔 수 없다고만 한다. 과연 의협은 무슨 역할을 하고 선배들은 무슨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의료계 내 세대 갈등, 사제 갈등이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도 "의대 정원이 3000명대로 돌아왔으니 복귀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현재 학생들이 나와 있는 것은 투쟁 방식을 떠나 이대로 졸업하면 과연 내가 원하는 의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며 "의사가 되더라도 정책적 한계 때문에 원하던 의사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학생들은 학교를 떠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돌아가 수업을 듣기 위해선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다만 문제가 해결된 척만 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해결돼야 학생들이 돌아갈 수 있다. 학생들이 지난해 처음 휴학을 한 것도 개별적인 의견 표출이었고 현재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그만큼 문제 해결이 미진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오는 20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진행한다. 이와 별개로 의협 김택우 회장은 정부 측과 총궐기 전 재차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