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남 지역 국립의대 신설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던 순천대, 목포대가 극적 합의를 이루면서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순천대 이병운 총장과 목포대 송하철 총장은 지난 15일 대학을 통합 한 뒤 의대 신설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12월까지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대학 통합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의대 신설을 위한 공모 절차를 보류하고, 이달 29일까지 통합의대 명의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에 평가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다. 도는 통합의대 정원을 200명 규모로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여야의정 협의체가 안건으로 다루도록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의대 신설을 놓고 경쟁하던 순천대, 목포대가 손을 잡으면서 전남 지역의 숙원인 의대 신설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그동안 전남도가 어느 지역에 의대를 신설할지 공모 절차만 마무리한다면 적극 협조할 것이란 입장을 밝혀 왔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14일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국립의대 (신설) 문제는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전남도가 정해서,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 등도 지난 7월 전남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을 연이어 방문해 “전남도가 공모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는 게 관건이다. 전남도가 의견을 주면 복지부가 해야 할 행정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 “정원 배정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남도 공모 절차가 끝나는 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정원 배정은 반드시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5년 정원 등을 놓고도 정부와 의료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전남대 국립의대 신설에 나서는 순간 의정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닫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여당 관계자는 “현재 여야의정 협의체에서는 가장 시급한 현안부터 얘기하고 있다”며 “(전남 국립의대 신설은) 특정 지역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이고, 아직 공식 요청을 받지 않은 상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가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남에 의대를 신설하겠다고 선언하면 화약고에 불을 붙이는 격이 될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시간을 벌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