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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 치료 관련 없는 전문의약품 구매 후 직접 복용한 치과의사…서울고법 "면허정지 대상 아냐"

    전문의약품 처방 없이 구매해 직접 복용한 행위 부적절하지만 의료인 면허 범위 외 행위로 보기 어려워

    기사입력시간 2026-08-10 11:40
    최종업데이트 2026-08-10 11:4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치과의사가 의사 처방 없이 발기부전 치료제와 탈모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을 자신이 직접 복용할 목적으로 온라인에서 구입한 행위는 치과의사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1-1부는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치과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0년 의약품 쇼핑몰에서 치과용 의약품을 구매하면서 발기부전 치료제와 탈모 치료용 ‘프로페시아정’ 등 전문의약품을 함께 구입했다. 해당 의약품은 치과 진료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A씨가 직접 복용할 목적으로 별도 의과 처방 없이 구매한 것이었다.

    이에 감사원은 당시 의약품 안전관리 실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전국 치과 의료기관이 치과 진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전문의약품을 구매해 자가 처방 등의 방식으로 사용한 사례를 확인하고 관할 보건소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관할 보건소장 역시 A씨의 행위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외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다만 서울북부지검은 해당 사건이 의료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한다고 봤지만, ▲초범인 점과 ▲영리 목적이 없었던 점, ▲자신이 직접 복용한 사안으로 전형적인 면허 범위 외 의료행위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근거로 A씨의 행위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외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복지부는 2024년 9월 A씨에게 치과의사 면허 자격정지 1개월 15일 처분을 내렸다.

    A씨는 해당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치과 치료와 관련이 없는 전문의약품을 치과용 의약품과 함께 구매해 복용한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런 행위만으로 의료인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무자격자의 의료행위에 따른 공중위생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A씨는 의약품을 타인에게 처방, 투약하지 않고 자신의 치료 목적으로만 복용했다. 이는 공중보건위생상 위해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의료인에게도 스스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지 않다. 비의료인에게 허용된 행위를 의료인이 했다고 처벌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1심은 해당 행위를 의료법 위반보다는 약사법 위반 여부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다만 약사법상 처벌은 오남용 우려가 큰 스테로이드, 에페드린 성분 주사제 또는 에토미데이트 성분 함유 의약품 등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경우 등에 한정돼 있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고법은 “약사법 관련 규정에서 금지하는 판매 목적의 의약품 취득이나 의약품 조제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