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인에게 업무상과실로 인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선 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한 명확한 증명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4단독은 전신 마취 수술 중 환자를 숨지면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019년 충남 천안 소재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던 신경외과 전문의 A씨는 양쪽 다리에 마비 증상을 보인 환자가 내원하자 척수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로 진단했다.
이후 A씨는 신속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틀 후 곧바로 수술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마취과 전문의 B씨가 전신 마취를 실시했다.
그러나 환자가 수술 5시간 만에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유족들은 의료진이 마취 수술 중 급성 심장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을 확인했지만 추가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각한 문제를 인지하고도 추가 검사 없이 전신 마취 수술을 진행해 환자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검찰 역시 의료진들이 의료 사고를 방지할 업무상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의료진이 수술 전 심장 초음파 등 추가 검사를 실시했더라도 심장 질환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다.
법원은 "이번 사건 다수 감정 결과를 보면 수술 전 심혈관 사고를 예측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또한 수술 지연 시 영구적인 사지마비 위험이 우려돼 신경외과적 응급을 우선한 것이 임상적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사건에서 신중한 마취와 수술이 고려됐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수술 전 초음파를 시행하거나 협진을 의뢰했어도 심장 질환을 발견하지 못하고 환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또한 법원은 "의료인에게 업무상과실로 인한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선 과실이나 인과관계 모두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 사건 공소 사실은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