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국 수련병원장들이 15일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전공의 사직서 수리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장들 사이에서는 오늘 중에 전공의 사직서 일괄 수리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윤을식 회장은 이날 회의 후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전공의 사직서 수리 여부와 시점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수련병원협의회는 결정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의견을 듣는 차원이었다”고 했다.
 
이어 “(사직서 수리 및 시점 등은) 정부의 지침대로 해야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사직 의사 확인과 관련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전공의들도 있어 병원장들 사이에서 의견이 다양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병원장은 정부가 15일까지 결원을 확정하라고 한 것이 애초에 무리한 주문이었다며 일괄 수리에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일선 수련병원들에 15일까지 전공의 결원을 확정하고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신청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에 주요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에게 15일 낮 12시까지 사직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통보한 상태다.
 
A 병원장은 “지리멸렬한 회의였다. 결정된 건 없고 전공의들이 전부 무응답이라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며 “정부가 지난주에 공문을 보내서 전공의들 면담을 하고 15일까지 결원을 확정하라고 했는데 몇 백명 전공의들을 어떻게 그 사이에 다 면담하느냐”고 했다.
 
이어 “일단은 있는 걸 취합해서 먼저 보낼 계획”이라며 “오늘 중으로 사직서 일괄 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빅5 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의 결정이 중요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B  병원장은 “정부가 오늘 밤 12시까지 결원을 통보하라고 했는데, 병원장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통일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결국은 빅5병원이 정하면 대세를 따라가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병원과 달리 개별적으로 처리하게 되면 전공의들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다. 병원장들도 다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은 이날 오후 전공의들에게 오늘 중으로 복귀 및 사직 여부를 병원 측에 알려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당초 낮 12시까지였던 데드라인을 연장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병원 측에 2월에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