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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분 진료'인 심층진료, 환자만족도 증가하고, 총진료비는 감소

    서울대병원 연구결과 발표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기대"

    상급종병이 중증희귀질환자 진료에 집중해 경증환자 회송률 증가

    기사입력시간 2018-04-30 15:11
    최종업데이트 2018-04-30 15:11

    사진 :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15분 진료라고 불리는 심층진료에 대한 환자만족도가 10점 만점에 9.04점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 해 9월부터 시행한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에 대한 연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서울대병원 13명의 교수가 자발적으로 신청해 실시한 것으로, 내과계, 외과계, 소아과계로 나눠 대조군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평가 항목은 환자만족도와 진료의 내용 진료비, 회송률 등이다.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미진단, 난치, 추가검사, 다학제진료에 해당하는 중증희귀질환 환자 중 타 의료기관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한 신환자와 초진환자를 주 대상자로 실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7년 10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서울대병원의 심층진찰 시범사업으로 내원한 대상환자 373명 중 응답자 274명과 성별과 나이를 매칭해 동일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대조군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 환자중심성 측면에서 심층진찰군이 대조군에 비해 의사, 진료시간충분도, 치료과정, 환자권리보장 등 항목들 전반에서 평가점수가 높았다. 5점 만점으로 봤을 때, 의사에 대한 만족도는 심층진찰군이 3.71점이었지만 대조군은 3.28점이었다. 진료시간이 충분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심층군이 3.69점, 대조굼은 2.84점으로 0.85점 차이가 있었다.
     
    치료과정 또한 심층군은 3.55점이었지만, 대조군은 3.06점이었고, 환자권리보장은 각각 3.64점, 3.13점으로 0.51점이 차이났다.
     
    진료시간에 대한 만족도의 측면에서는 만족한다고 응답한 군의 경우 100% 기준으로 심층군이 92%, 대조군이 71%로 심층진료군이 21% 높았다. 외래진료 자체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을 때, 심층군이 10점 만점에 9.04점, 대조군이 7.65점으로 1.39점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서울대병원은 진료 내용 측면에서 검사량과 처방약제량을 조사했다. 진단검사량은 심층진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적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증질환자와 내과계에서 더 낮게 나타났고, 소아과계의 경우는 약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영상의학 검사량과 약제 처방량은 심층진료군이 약간 더 높았다. 진단검사량이 소아과에서 높은 이유와 영상의학검사와 처방약제량이 심층진료군에서 더 높은 이유는 초기면담이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에 재진 시 시행될 검사와 처방이 줄고, 초진 시 충분한 검사와 투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층진료 참여자에 대한 추적관찰을 통해 생애 총 진료비와 사회적 비용을 추적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진료비의 측면에서는 심층진료군에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낮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검사와 투약량의 변화와 같이 내과계와 중증질환군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회송률의 경우 심층진찰군과 대조군에서 회송률이 각각 44.4%와 39.1%였고, 특히 진료회송서와 소견서를 발급해 회송하는 적극적 회송의 경우에는 각 19.5%와 4.2%로 심층진찰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참여의사의 만족도 측면에서 조사한 결과, 환자와의 라포측면이 10점 만점에 9.18점으로 나타났다. 직업전문성실현이 8.91점, 의료 질 8.82점, 환자의 질병이해도 8.82점, 의사결정과정의 공유 8.73점, 보상수준 4.45점으로로 나타났다.
     
    이번 발표를 맡은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심층진료가 환자와 의사의 만족도를 제고하고, 검사량과 진료비의 감소와 증가 등의 변동이 있으나, 의료의 질 측면에서 적정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권 단장은 "이번 연구는 연구대상이 서울대병원으로 제한된 점, 일부 진료과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으므로 엄밀한 정책평가를 위해서는 추후 대상기관과 진료과를 확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심층진료 사업을 통해 서울대학교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 환자중심의 적정 진료를 실현하고, 환자와 의사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대안 마련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며 "심층진료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과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고도화된 진료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를 지역사회로 적극적으로 회송함으로써 의료체계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기대효과를 국가적 차원에서 확인하고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2018년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실시기관수를 25개로 확대하고, 2단계 연구용역을 시행할 계획이다.
     
    2차 연구 내용은 사업모형 고도화, 진료과목별 행위정의 개발, 성과지표 구조화와 검증, 수가산정 모형과 적정수가 수준 개발, 환자·의사 커뮤니케이션 향상 방안 등이다. 또한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진료의뢰·회송 시범사업과 연계해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