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12일(토요일) 오후 4시 보건복지부 관계자와 전화통화가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 단계에 접어들어 전국적으로 의료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화됐고 이에 대해 '적극행정'에 돌입했다고 언급했다.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에서 모집한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의 숫자가 턱없이 모자라 전체 전공의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전문의 시험 면제까지도 고려한다고 했다. 복지부가 대한병원협회 등을 통해 어떻게든 전공의를 차출할 수 있기 때문에 전공의들 중 일부가 혹시 코로나19에 자원한다면 강제 차출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재민 회장은 13일 오후 9시 30분 3시간동안 온라인 대의원회를 진행한데 이어, 14일 대의원들에게 공지를 통해 대의원들과 이사진의 논의 없이 복지부 방침을 공유한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관련기사="복지부, 전문의 시험 면제 조건으로 전공의 3·4년차 코로나19 인력 차출?"]
한 회장은 “13일 오전에 나간 문자 설문에 대한 배경 설명과 코로나19 지원과 관련해 대전협이 발표할 입장문의 방향성을 설명드린다. 추가적으로 향후 대전협 대응에 대해 대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한다”라며 이같은 사과문을 띄웠다.
한 회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 비공식적인 내용과 대전협 이름으로 나간 문자 설문으로 인해 전공의들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지부의 이야기를 듣고)사안이 급박하다고 판단해 회장단과 이사들의 의견 수렴없이 저의 판단 하에 의사를 전달했다.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점에 대해 대의원들 앞에서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에 따르면 12일 오후 4시 보건복지부 관계자와 전화통화가 있었다. 복지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 단계에 접어들어 전국적으로 의료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화됐고 이에 대해 '적극행정'에 돌입했다고 언급했다.
한 회장은 “적극행정이란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를 말한다.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가능한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코로나19가 창궐해 적극행정에 돌입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통상적 관행을 벗어나 의료인력을 수급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복지부는 의협에서 모집한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의 숫자가 턱없이 모자라 전체 전공의들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한다”라며 “그런데 2021년 제64차 전문의시험 응시 대상자인 3,4년차 전공의들은 전문의 시험이 있어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전문의 시험 면제까지도 고려중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대한의학회 측에 코로나19로 인한 특단의 조치로 전문의 시험면제가 가능한지 확인을 요청했고, 의학회는 13일 오후 5시 긴급회의를 진행해 전문의 시험 면제에 반대한다는 결론을 냈다.
한 회장은 “의학회도 전문의 시험 면제에 대해 곤란한 입장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 전공의 보다는 개원의들이 주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라며 “시험 면제에 대한 논의가 있다면 전문의 시험이 아닌 본4 의대생들의 의사면허를 1~2월에 선제적으로 주고 지원을 요청한 후 실기시험은 6월경 치르도록 하는 방안도 있겠다는 의견을 줬다”고 전했다.
한 회장은 “하지만 전문의 시험 응시에 대한 부분은 복지부 장관 소관으로, 의학회가 전문의 시험 면제에 반대하더라도 복지부가 강행해 고연차 전공의 차출이 가능하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라며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복지부가 언제라도 병협과 논의해 전문의 시험 면제 조건으로 레지던트 3,4년차 차출 계획을 강행한다면 당장 대형병원 소속 3,4년차 전공의들은 동원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 회장은 “코로나19 의료인력 지원에 대한 다수의 전공의들의 뜻과 전문의 시험의 순수한 의미를 알고 있다”라며 “그래서 전공의 차출은 막아야 하고 전공의들 중 일부가 혹시 코로나19에 자원할 수 있다면 차출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설문조사를 하게 된 배경과 설문결과가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 지에 대해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설명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촉박했다고 털어놨다.
한 회장은 “부득이하게 유선상으로 여러 선생님들께 일일이 설문 배경을 설명드렸고 이 과정에서 오히려 혼란이 가중된 점에 사과드린다”라며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이미 나간 설문으로 전공의들 사이에서 큰 동요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체제를 돌입, 3,4년차 전공의들을 전문의 시험 면제 조건으로 투입시키고자 하는 복지부 등 쉽지 않은 상황이 하루가 멀다하고 펼쳐지고 있다"라며 "전공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전협의 임무는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해 복지부 및 의협 등 유관단체에 주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한 회장은 “3시간에 걸친 이사진 회의에서 저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일어난 결과에 대해 많은 논의가 오갔다”라며 “앞으로는 모든 공지에 앞서 이사진과 충분히 논의를 거치고 말씀드리겠다고 약속한다. 큰 혼란을 빚어 대단히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성숙하고 앞으로 전공의들을 위한 대전협이 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