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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없는 전화상담·진료 효능·만족도 낮다"…정확한 데이터 확보 센서·케어로봇 결합 등 대안 필요

    원격의료학회서 환자 편의성과 효능 높일 수 있는 방안 제시

    기사입력시간 2022-05-02 06:54
    최종업데이트 2022-05-02 16:59

    사진 = 가톨릭의대 김현성 교수 한국원격의료학회 학술대회 생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풀어준 전화상담 방식의 비대면진료만으로는 환자에게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원격 감시 센서와 데이터 수집·분석 기술을 고도화하고 로봇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 오류나 기계 오작동으로 인한 오진 발생에 대한 책임소재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가톨릭의대 김현성 교수·대전웰니스병원 김철준 원장·서울의대 최의근·김범준 교수 등은 29일 한국원격의료학회 창립 1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실질적인 치료효과 향상을 위한 방안과 대안을 제시했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가톨릭의대)는 원내 원격의료 경험(Experiences of Telehealth in Seoul St. Mary’s Hospital)을 공유하면서, "원격의료의 효과는 충분히 증명됐으나 실제 현장에서 환자들이 효과를 보려면 센서, 데이터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재 시행 중인 전화상담 방식의 비대면 진료는 원격의료가 아니며, 막연한 방식으로 시행해서는 오히려 악영향만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원격의료는 센서 등 디바이스를 통해 집에서 검사 결과를 받고, 이를 네트워크 서버를 통해 의료진에게 전달한 후 환자에게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2001년부터 인터넷 진료라는 형태로 당뇨병 환자들에게 원격의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당화혈색소 등 관련 지표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병원에 오는 것은 3달에 한 번이지만 지속적으로 피드백이 오고가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 비만환자 등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효과가 높다"면서 "수십년간 시행하면서 충분히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아직까지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수익모델도 없어 임상현장에 정착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대면으로는 1~2분이지만 전화진료는 5분 이상의 소통이 필요하고 정확도도 낮으며, 만성질환자의 경우 채혈 등으로 그나마 수가가 유지되기 때문에 대형병원 입장에서는 이를 시행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병원 의료진들은 대면 진료 환자들을 보기 때문에 비대면(원격) 환자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하기 어렵고, 전화진료의 경우 중간에 끊기거나 환자와 소통이 어려운 문제 등 다양한 방해 요소가 있다"면서 "이를 비롯해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환자들이 2~3달만에 원격의료를 중단한다. 현재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상담은 센서, 데이터 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은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는 당연히 시행해야 하나, 막연하게 가서는 안 된다. 디바이스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별 환자마다 적합한 디바이스를 선택하고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오류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환자관리용 프로토콜을 짜는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장 필요한 계층은 노인환자인데 정작 활용도 가장 낮아

    원격의료는 노인계층에서 더 필요하지만, 정작 이들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대전웰니스병원 김철준 원장 노인 환자들을 위한 원격의료·건강관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 로봇 등 다양한 도구 마련과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원장은 "노인질환은 다발성으로 발생하며 약제가 많고 중복처방 우려도 있다. 게다가 청장년층에 비해 약물부작용도 높다"면서 "특히 청각이 좋지 않아 전화상담 등 비대면진료를 하면 반복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최근 원격의료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이 나오고 있지만 노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노인환자들이 비대면진료를 적용하기 가장 어려운 계층이지만, 반대로 원격의료가 가장 필요한 계층이기도 하다. 고령화 시대, 만성질환자 급증 등으로 국가적 의료비 절감을 위해서라도 도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일본처럼 원격의료와 재택진료(왕진)를 결합한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뇌신경 노인환자, 치매환자 등의 인지재활치료를 위해서는 케어로봇, 디지털치료제 등을 병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즉 홈케어와 방문서비스를 세트화시켜 실제 노인환자들이 자택에서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워치·반지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예방…응급시 빠른 환자구분과 이송 
     
    사진 = 서울의대 최의근 교수 한국원격의료학회 학술대회 생중계 갈무리.

    원격의료는 심뇌혈관 질환자의 응급상황 대처와 일상생활 예방·관리에도 활용도가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서울의대)는 심장학에서 원격 모니터링·디지털헬스(Remote Monitoring and Digital Health in Cardiology)를 주제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한 부정맥, 심방세동 등 심장질환 예방·관리 사례를 공유했다.

    최 교수는 "삽입형 디바이스 기기를 이용해 원격모니터링을 시행하면 심혈관질환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하는 횟수를 대폭 줄이고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는 빠르게 병원에 올 수 있다. 또한 의료진들이 약물 종류와 양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준다"면서 "디바이스 뿐만 아니라 최근 일반인들도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심장관련 질환을 예방, 관리하기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워치형 웨어러블디바이스를 통해 부정맥 의심 소견이 나와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워치 외에도 패치, 반지(링)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나와있고, 특히 링타입은 실시간으로 자세한 정보를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용이하다"면서 "다만 해당 기기들에 대한 정확도 검증이 추가로 필요하며,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또한 급증한 데이터를 의료진이 보는 것은 시간적 한계가 있는 만큼,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한 모니터링 개발도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서울의대) EMS·이천병원과 뇌졸중 원격진료 핫라인 구축 등 실사용 사례를 공유하면서, "뇌졸중 진료과정과 치료결과, 피드백 자료를 수집, 분석한 후, 지역사회와 구급대원의 협조 하에 출동시 경증, 중증여부를 판단해 개별환자에 적정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원격의료 체계를 마련했다. 응급상황에서 빠른 대처는 물론 예후 등 결과지표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