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의사가 중증입원환자 진료를 24시간 전담하는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이 내달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심사평가원 서울지원에서 설명회를 열고, 시범사업 모형 및 수가체계를 소개했다.
상급종합병원과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총 32개(내과계 20개, 외과계 12개) 병동을 지정한다.
병원별 1~2개 병동을 신청할 수 있다.
입원전담전문의 관리 병동 모형으로는 ▲통합관리병동 ▲단기입원병동 ▲일반병동 등 3개를 제시했다.
통합관리병동 모형은 복합질환자에 대한 내과계‧외과계 통합병동으로, 세부전문과목 협진을 가능케 하고 2개 이상의 전문과목 혹은 3개 이상의 분과 전문과목 관련 입원환자를 입원전담전문의가 관리하는 방식이다.
전담의가 24시간 병동 근무 할 수 있도록 인력배치 하되, 24시간 근무가 불가능할 경우 전공의와의 순환근무를 허용했다.
단기입원병동은 응급실 내원 입원대기 환자, 암환자 등 만성질환자에 대한 단기관리(72시간 전후)를 위한 입원병동이다.
응급실 입원 환자 중 내과는 48~72시간 안에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를, 외과는 외상과 수술 등을 포함한 급성기 환자를 72시간 이내 관리한다.
인력배치 기준은 통합관리모형과 동일하다.
일반병동 모형은 현재 의료기관 입원체계를 유지하면서 중증환자가 많아 전문의 진료 필요성이 높은 병동에 입원전담전문의를 배치하는 모형이다.
중환자실 입원 대상 환자보다 중증도가 낮은 환자를 관리하며, 전담의(병동당 2인 이상)와 전공의가 같이 근무한다.
수가는 입원 1일당 산정하는 입원료에 가산하는 형태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가 수준을 참조해 전문의당 담당병상수에 따라 1만 500원에서 2만 9940원으로 정했다.
전담의를 많이 배치할수록 높은 수가를 산정하며, 24시간 상주 시 야간휴일 근무를 고려해 추가 가산한다.
"인건비 감당하려면 1년에 2억씩 손해볼 것"
하지만 전담의 인건비를 보장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제도의 실효성을 무색케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선택진료비가 없어져 병원들이 수가 보전해야 하는 상황인데 2만 9940원의 수가로는 매년 2억 5천만원의 마이너스가 발생한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사립대병원이 2억~3억씩 손해보면서 신청할 것으로 보는가. 제도 현실화를 위한 추가 지원책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임을기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환자도 제도로 인한 혜택을 보고 병원도 수익성을 갖기 때문에 정부 포함 3자가 조금씩 부담하자는 게 제도 취지"라며 "의사 인건비를 지원하는 정책은 거의 없다. 모니터링을 통해 수가 수준을 조정해 적정화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담의와 기존 인력(전문의나 전공의)과의 관계에서 생길 갈등의 소지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전담의에게 전공의 수련을 가능케 하는 등 신분 보장을 약속했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문상준 사무관은 "외국은 입원환자 관리 전문성을 인정해 전담의가 입원환자 관련 전공의 수련을 맡는다"면서 "또 민간 시범사업을 진행해보니 호스피탈리스트들은 자신들이 전공의와 뭐가 다른지 의문을 가지며 신분에 대한 불안이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담의가 병원에서 임상 강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제도가 영속적으로 갈 것"이라며 "전담의가 수련할 수 있는 부분의 옵션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제도 도입으로 인한 전공의 수련과정 단축 필요성에 대해 임 과장은 "학회와 수련 과정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수련기간 단축 검토도 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입원전담전문의에 맞는 수련 내용으로 개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