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지난 3일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2035년 의사 2만7000명 부족'이라는 내용의 연구에서 오류를 확인했고, 지난 12일 본지 기고문을 통해 오히려 공급 과잉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지난 14일 '의사 수는 정말 부족하지 않나'라는 중앙일보 기고문을 통해 '의사 1년 근무일수를 226일로 짧게 계산해 2만7000명이 부족하다는 잘못된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이 있지만, 261일로 해서 (다시) 간단한 산수를 해보면 약 2만3000명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2만7000명이든 2만3000명이든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심지어 '간단한 산수만 해보면 검증할 수 있는 주장을 가지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고까지 했다. 과연 하늘을 가리는 손바닥은 누구의 것일까.
공의모가 확인한 결과, 보사연 연구도 오류가 많았지만 김윤 교수도 실수했다. 2035년 추정 부족 의사 수를 1년 근무일수를 226일(주 4.3일)이 아닌 261일(주 5일)로 다시 계산해도 2만3000명이 나온다는 계산은 보사연이 주장한 2만7000명을 261일로 나누고 226일로 다시 곱셈해 나온 결과다. (27,000명 ÷ (261일/226일) = 22,510명. 반올림해서 2만3000명)
이런 계산식은 의사가 반드시 부족하도록 설정한 방식일 뿐이다. 계산대로 하면, 의사가 1년 261일이 아닌, 몸이 10개라서 2610일을 일한다고 가정해도 27,000명 ÷ (2,610일/226일) = 2,337명으로 여전히 2300명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의사 100만명을 양성해도 여전히 2000명이 부족하다는 계산이다. 의사 부족이라는 결론을 미리 내놓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식 계산이다. 김 교수는 '의사부족 유니버스'에 사는지 묻고 싶다.
사실 보사연의 의사 부족 수치 계산은 근무일수로 간단하게 계산해선 안 된다. 계산식을 완전히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날짜만으로 계산한다면 올바른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2035년 추정 활동의사 수는 12만1000명, 보정수치 11만9000명으로 계산해 연 226일이 아닌 261일 근무시 부족의사 수를 찾는 올바른 계산식은 (활동의사 11만9000명 + 부족의사 2만7000명) × 226일 = (활동의사 11만9000명 + 부족의사 𝓍명) × 261일에서 𝓍를 찾는 것이다. 여기서 찾은 𝓍값은 7000명이다
김 교수가 계산한 2만3000명과 300% 이상 차이난다. 2만3000이나 7000명이나 여전히 부족한 건 마찬가지라며 퉁칠 것인가. 이마저도 다시 말하지만 부족 의사수 계산 공식은 단순 숫자 대입이 아니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만에 하나 위의 계산식으로 계산하더라도 주 88시간을 근무하는 1만4000명 전공의까지 연 226일 근무한 것으로 가정했다는 점을 감안하고 다시 계산하면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다.
의사·병원·국민 등 여러 주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의사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인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 건강이 달려있는 문제인 만큼, 더더욱 신중하고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오류 가득한 여러 연구들이 앵무새마냥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의료계에 몸 담은 한 사람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 입장에서 이런 엉터리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팩트인 것 마냥 언론에 보도되는 현실이 심히 걱정스럽다.
진정으로 국민 건강을 생각하는 학자라면 마크 트웨인을 인용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며 의사들을 거짓말쟁이로 호도할 노력으로 객관적이고 올바른 연구를 위해 힘 써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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