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병원 간호사 이직률이 40% 후반대까지 치솟자 벼랑 끝에 서있음을 깨달은 병원이 근로환경 개선을 통해 이직률을 20%초반까지 끌어내린 사례를 소개했다.
구로성심병원 조성현 간호부장은 국회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과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 및 대한간호협회가 4일 주최한 '간호사 지속 근무환경 마련을 위한 연속정책 간담회'에서 병원의 '근로환경 개선사례'에 대해 발표하며, 간호사 이직률을 낮춘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조성현 부장은 "먼저 오해가 있을까봐 이야기 하는데, 구로성심병원은 최근 논란이 되는 일송재단의 성심병원과는 무관한 병원"이라면서 "그러나 간호인력부족은 어느 병원이나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 우리 병원은 지난해 간호사 인력난을 겪으며 병원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깨닫고, 간호사의 근로환경을 개선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조성현 부장은 먼저 간호사 인력난을 분석한 결과, 구로성심병원은 207병상을 가진 중소병원으로, 급성기병원이지만 수련병원이나 전문병원은 아니며, 내과가 주종을 이뤄 업무가 과중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간호사들이 기피하는 이유를 고민해보니, 중소병원이기 때문에 충분하지 못한 임금과 야간·교대·휴일업무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최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으로 간호사 수요가 폭증하면서 인력은 더욱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조성현 부장은 "병원은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간호인력난을 타개하는 방법으로 오히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키로 결정했다"면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등급 입원료뿐 아니라 간호간병료가 수가로 지급되며, 기존 간호관리료 차등제에서 산정이 불가한 DRG환자도 수가 산정이 가능한 점 등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병상 당 수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수가 기준이 되다보니 병상가동률을 100% 채우지 못하는 중소병원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조성현 부장은 실질적인 간호사 근로환경 개선이 이직률을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먼저 구로병원은 임금 구성에 장기근속 수당과 3교대 수당, 이브닝 및 나이트 근무 수당의 차별화, 성과급 수당 등을 포함했으며, 전체 간호사 교육이 있는 날은 모든 오프근무 간호사들도 병원에 출근해야 했기 때문에 아예 교육OT 수당을 따로 배정했다. 또 과거 간호사 경력이 있다면 무조건 인정하고 경력 수당을 제공했다.
조성현 부장은 "이렇게 하니 구로성심병원 신규 간호사 급여는 3736만원으로 책정된다. 중소병원에서는 거의 상위권"이라면서 "실제로 임금과 관련해 간호사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 또 하나의 근로환경개선으로 나이트 근무 간호사들을 위해 근무 중 1시간은 무조건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규정을 만들었으며,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당일 입원환자 수는 최대한 5명을 넘지 않도록 제한해 간호사의 업무과중을 덜었다.
또한 병원은 간호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병동의 침대를 모두 전동침대로 교체했으며, 간호사 휴게실을 마련하고, 사각지대 개선을 위해 반사경을 설치하는 등의 시설을 보완했다.
조성현 부장은 "1년 휴가는 최장 15일로 설정하고, 다양한 근무의 형태를 만드는 등 유연한 근무를 가능하도록 했으며, 저녁식사는 바로 각 부서로 배달하고, 간호사 표창장 수여식, 간호사 소리듣기 등 크고 작은 노력들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구로성심병원은 40%후반에 달했던 간호사 이직률(퇴사률)이 현재는 20%까지 떨어졌 으며, 간호인력의 안정이 진료전반의 안정으로 이어져 간호등급 또한 2~3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조성현 부장은 "아직도 근로환경 개선 부분은 남아있지만 병원이 지속적인 의지가 있다는 것을 간호사들이 많이 신뢰하고 있다"면서 "퇴사자들이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