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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면허 이젠 종잇장?' 재교부율 한자린데 일반범죄로 취소 多…법조계 "직업의 자유 침해"

    이영호 변호사 "필요적 취소·엄격한 재교부·행정청 재량권 남용 중첩…의사 면허 규제, 타 전문직 대비 가혹"

    기사입력시간 2026-11-03 11:47
    최종업데이트 2026-11-03 11:47

    이영호 변호사(법무법인 의성)가 2일 오후 7시30분 의료윤리연구회 세미나에서 '의료 업무와 무관한 범죄로 의사면허를 박탈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023년 의료법 개정 이후 의사 면허 취소 범위가 모든 범죄로 대폭 확대된 반면, 취소된 면허의 재교부 비율은 한 자릿수대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져 의사들의 직업의 자유와 진료권 침해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영호 변호사(법무법인 의성)는 2일 의료윤리연구회 세미나에서 "교통사고·폭행 등 의료 직무와 무관한 범죄로도 면허를 잃을 수 있는 구조가 된 반면, 면허 재교부율을 9%까지 떨어졌다"며 "이는 의사의 직업의 자유와 진료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 11월 시행된 개정 의료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그 형이 실형이든 집행유예든 선고유예든 의사면허 취소 사유에 포함시켰다. 실형을 받은 사람은 형 집행 종료 후 5년,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은 유예기간 종료 후 2년 동안 추가로 의사가 될 수 없고,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도 유예기간 중에는 의사가 될 수 없다.

    다만 의료행위 중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 죄만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면허 취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변호사는 “형사 판결이 확정된 뒤 면허 취소를 다투러 오는 경우가 있는데, 법이 강제하고 있어 사실상 다툴 여지가 없다”며 “따라서 애초에 형사재판 단계에서 충분히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과실만으로는 면허에 어떤 영향도 없다. 이는 의료과오 소송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방어진료를 피할 수 없게 되는 문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행 의료법에선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는 업무상과실치사상 예외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 면허 취소 대상이 된다.


    그는 실제 사례를 들어 개정 전후의 면허 취소 여부 차이를 설명했다. 전방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아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에서 운전자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으로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면, 2000년 이전에는 모든 범죄가 결격사유였기 때문에 면허 취소 대상이었고, 2000년부터 2023년까지는 의료 관련 법령 위반이 아니어서 취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행법에서는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는 업무상과실치사상 예외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 면허 취소 대상이 된다. 

    이 변호사는 "일반인 범죄의 경우 벌금형과 집행유예의 체감 처벌 수위 차이가 크지 않지만, 의사에게는 면허 박탈이라는 '절벽 효과'가 발생한다"며 "의사에게 집행유예는 면허 취소로 이어져 최소 3년에서 6~7년, 경우에 따라서는 영구히 의사 생활을 못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면 벌금형이 선고되면 통상 면허정지 처분이 이뤄지며, 그 기간도 대체로 6개월 이하인 경우가 많다. 음주운전이나 교통사고, 단순 폭행 등 직업 윤리와 무관한 일반 범죄로도 면허가 취소되는 것은 비례의 원칙 및 부당결부금지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료과실(업무상 과실치상) 자체는 예외라 하더라도, 사고 후 차트 수정 등으로 '의료법 위반(허위기재)'이 병과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올 경우 면허가 취소되는 불균형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면허 재교부 제도 역시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혔다. 현행법상 면허 재교부를 받으려면 ▲취소 원인 사유 소멸 ▲개전의 정(뉘우침)이 뚜렷함 ▲40시간의 교육 프로그램 이수 ▲재교부 제한기간(3년) 경과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이전까지 100%에 육박했던 면허 재교부 승인율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급격히 감소해, 2023년 기준 72명 신청 중 8명(11.1%), 2024년엔 129명 중 12명(9.3%)만 재교부를 받는 데 그쳤다.

    이 변호사는 "법령 개정이 없음에도 재교부율이 급락한 것은 국정감사 지적 등 행정청의 모호한 재량권 행사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보건복지부는 통보 시 '개전의 정이 뚜렷하지 않다'는 한 줄 문구만 남길 뿐 구체적인 거부 사유나 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진=이영호 변호사 발표자료


    의사는 타 전문직에 비해서도 무거운 규제를 받고 있다. 

    이영호 변호사에 따르면, 변호사·법무사·세무사·공인회계사·노무사·변리사·사회복지사·공무원 등도 일반 범죄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직업 상실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변호사·법무사·세무사 등은 ‘등록 취소’ 방식이라 결격기간이 지나면 등록 거부 사유가 없는 반면, 의사는 면허 자체를 취소하고 재교부 여부를 행정청이 다시 판단하는 구조다. 

    그는 “의사는 면허 취소 기간이 길고, 필요적 취소이며, 자동 회복이 불가능하고, 재교부 제한 기간과 교육프로그램 이수, 개전의 정 심사, 보건복지부장관의 자의적 재량권까지 겹쳐 있다”며 “여러 전문직 규정을 비교했을 때 가장 무거운 중첩 규제가 의사 면허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