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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에 살고, '기'에 죽은 비뇨기과

    비뇨의학과로 전문과목 명칭 바꾼 사연

    기사입력시간 2017-03-09 12:37
    최종업데이트 2017-03-09 13:3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1997년 11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가 터지면서 한국 경제는 심각한 불황으로 빠져들었지만 그렇지 않은 업종도 있었다.
     
    비뇨기과가 호황 업종 중 하나였다고 한다. 
     
    당시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성기' 확대술이 크게 유행했기 때문이다.
     
    IMF 시절이었지만 부자들은 오히려 더 큰 돈을 벌 수 있었고, 성기확대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거대 자본이 비뇨기과 시장에 진출하고, 덤핑이 판을 치면서 비뇨기과 개원가는 위축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비아그라의 등장, 배뇨장애, 요실금 등의 환자들이 비뇨기과에서 산부인과로 옮겨가면서 2010년대부터 비뇨기과의 위기가 본격화됐고, 90%를 웃돌던 전공의 지원율은 40% 때로 곤두박질쳤다.
     
    그러자 전문과목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대한비뇨기과학회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자를 빼고, '비뇨의학회'로 명칭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기'자로 인해 오로지 생식기 질환만 보는 과로 전락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한의학회 산하 26개 전문학회는 대한비뇨기학회의 전문과목 명칭 변경을 모두 수용했고, 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에 전문과목 명칭 변경을 위해 의료법을 개정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어홍선 회장은 9일 "비뇨기과가 생식기만 보는 게 아니라 방광, 전립선, 요실금 등 다양한 진료를 하지만 잘못된 인식이 굳어진 게 현실"이라면서 "비뇨의학과로 명칭을 바꾸면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