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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복지부 "국시 미응시 따른 인턴공백, 이번에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늘려 해결"?

    응급의학회 “논의 사실 없는데다 실효성도 의문”…전공의들 "엉터리 수련환경 우려에 임시방편 부작용이 더 커"

    기사입력시간 2020-11-13 07:12
    최종업데이트 2020-11-14 22:17

    보건복지부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대한 서면질의에 대해 최근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 확대를 언급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의대생 의사 국가고시 추가시험 미실시에 따른 인턴 수급 대책으로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 확대’를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전담전문의 확대와 더불어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을 늘려 필수의료 등 인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복지부가 해당 대책에 대해 대한응급의학회 등과 논의 과정이 없었으며, 학회는 물론 전공의 모두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인턴 공백 따른 대책 투트랙,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 확대’와 ‘입원전담전문의’
     
    13일 국정감사 서면답변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대한 서면답변을 통해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 확대를 언급했다.
     
    입원전담전문의 확대는 이미 수차례 복지부 박능후 장관 등을 통해 인턴공백 해결 대안으로 언급된 적이 있지만 응급의학과 전공의 확대는 처음으로 등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서면질의를 통해 "의사 국시 추가시험에 대한 실시 필요성과 추가시험 미실시에 따른 의료인력 공백에 대한 향후 대책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대한 보건복지부 서면답변 내용.

    복지부는 인턴 공백에 대해 “입원전담전문의 확대와 더불어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 추가 배정 등을 통해 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한 복지부는 추가시험의 필요성과 공중보건의사 공백에 대해 기존 입장과 동일한 수준에서 답변했다. 타 국가시험과의 형평성, 국민적 수용성 등을 고려해야 하고 공보의 문제는 의료취약지에 우선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실기시험 접수인원은 당초 3172명 중 436명(14%)에 불과하기 때문에 심각한 의료인력 공백은 기정 사실화 된 상태다. 현재 복지부는 공보의의 경우 400명, 인턴은 최소 2000명 가량이 내년에 부족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절대 국시 재응시가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최근 내년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를 거듭 강조하며 변화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응급의학회‧일선 전공의들 “논의 과정 없었다…대책 실효성도 의문”
     
    문제는 복지부가 응급의학과 전공의 확대 방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도 전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 확대 문제와 관련해 관련 학회와 어떤 상의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은 "올해 초 권역응급의료센터 중 전공의가 1명 이하인 곳이 많아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요청을 한적이 있지만, 이는 인턴수급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며 "내년 인턴 공백을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학회 차원에서도 금시초문이다. 논의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응급의학회는 의학계와 전혀 상의되지 않은 채 복지부의 일방적인 해결책 통보가 달갑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늘린다고 해도 인턴 공백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허 이사장은 "(복지부가) 이런 식으로 하면 학회 입장에서 그리 유쾌할 수 없다"며 "당장 응급의학과 전공의 배치 인력을 늘려봤자 많아야 5~6명인데, 이 정도론 필수의료 공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 인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면서 올해 인턴들도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남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인턴 일을 도맡으라고 하다간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없다"라며 "이런 대안으론 해결이 어렵다. 국시 재실시 이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선 현장의 응급의학과 전공의들도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급작스러운 전공의 정원 확대로 오히려 후년에 늘어날 정원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국대 일산병원 이경민 응급의학과 전공의(대한전공의협의회 전 수련이사)는 "복지부는 연차별 교육과정을 주관해야 하는 부처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인턴과 레지던트가 연차별로 다른 일을 하고 배워야함 조차 이해하지 못한 대책"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즉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인턴 업무를 대체하게 되면서 해당 추가 배정된 전공의들이 제대로 된 수련을 받지 못하는 등 희생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이와 함께 의료의 질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문제제기다. 
     
    이 전공의는 "하나의 전문과목 정원을 늘이는 일은 앞으로 길게는 40~50년 간의 정원을 정하는 일"이라며 "단지 임시방편으로 생각해서 쉽게 손을 댄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A전공의도 "일시적으로 정원을 추가로 늘려 인턴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적절한 수련 등에 대한 준비 없이 무작정 많이 뽑다가는 수련 자체도 엉망이 될 수 있고, 인턴 부족 문제가 해결되는 다음해에 너무 많이 뽑은 인원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