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교육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던 의대정원 배정위원회 자료를 청문회 막바지에 뒤늦게 제출하면서 야당 의원들이 교육부의 ‘위증’과 ‘조직적 은폐’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조차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교육부는 16일 저녁 2025학년도 의대 학생정원 배정위원회 1~3차 회의자료를 여∙야 의원들에게 제출했다. 배정위 회의 전에 교육부가 배정위원들에게 배포한 자료다.
이날 오전부터 배정위 관련 자료는 미리 제출한 회의 결과 자료를 제외하곤 모두 폐기했다고 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의 발언과 모순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야당에선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앞두고 배정위원회 관련 자료가 핵심이라고 보고 자료 제출을 줄기차게 요구했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오석환 차관은 회의가 진행되던 과정에서 있었던 상세 자료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새로 제출된 자료에는 기존에 제출된 회의 결과 자료보다 많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참고 자료를 다 폐기했다더니 뭐하는거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간단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건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며 “차관의 위증 행위에 대해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은 “아무리 선의로 해석하려 해도 분노 게이지가 엄청 올라가고 있다”며 “청문회 전에 여야 간사간에 협의를 하면서 여당 조정훈 간사가 적어도 배정위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자료들을 제출해줄 거라고 담보했었는데 그럼 조 간사도 이것에 대해 우리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여당 교육위 간사인 조정훈 의원도 교육부의 뒤늦은 회의 자료 제출에 당황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다.
조 의원은 “당황스럽다.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면 개인적 스타일상 이렇게 못했을 것”이라며 “당황스러워서 한참 눈을 감고 고민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을 때 교육위 위원과 위원장에게 배정위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했고 그렇게 요청했다. 여기까지 올 바에 깔끔하게 청문회 시작 전에 이 정도 자료를 공유했으면 어땠을지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부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은 “교육부가 발언을 할 때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며 “정부가 지금 제출한 자료는 배정위원들에게 회의 전에 배포한 회의자료고, 이전에 제출했던 건 이 자료를 토대로 회의한 내용을 담은 회의 결과서로 보인다. 이걸 선을 나눠 분명히 말하지 않고 구별없이 뒤늦게 나오니 오해받을 상황을 만든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여당 서지영 의원은 “은폐할 의도가 있었으면 늦은 시간이라도 제출했겠나”라며 “늦었지만 청문회 기간에 제출한 것”이라며 교육부를 엄호했다.
교육부 오석환 차관은 “최종적으로 회의 결과를 정리한 건 회의 결과 보고서로 보고했고, 행정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참고했던 자료는 파쇄했다고 했는데, 파일로 보유하고 있는 걸 찾아서 이번에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단순한 실수같지 않다. 오전 회의부터 지금까지 여러 발언 등에 충분한 은폐 의혹과 위증했다는 게 드러났다”며 “청문회 종료 후에 여야 의원이 국회법에 따라 어떻게 처리할지 따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위증죄로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