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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촉구한다…정부는 필수의료 붕괴, 대형병원 쏠림, 건보 재정 고갈 문제 해결에 나서야

    [칼럼] 박상준 대한지역병원협의회 경남 대표·경남대의원

    기사입력시간 2019-07-07 07:44
    최종업데이트 2019-07-07 07:4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찌는 7월 더위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목숨을 건 단식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의협회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전면 변경 △진료수가의 정상화 및 진찰료 인상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즉각 투입 등 핵심적으로 풀어야 할 6개 과제를 선정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생명유지에 반드시 지원해야 할 필수의료 분야보다는 필수의료가 아닌 선택진료비 폐지, 상급병실 급여화, 초음파 및 두부 MRI 급여화에 큰 비용을 들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의료전달체계를 무너뜨리고야 말았다. 중증환자의 치료와 연구 및 학술 기능을 유지해야 할 상급종합병원과 경증환자와 전문 질환의 치료에 특화된 병·의원 간 구분을 파괴했고, 환자의 지나친 상급종합병원 쏠림과 진료 기능의 왜곡을 초래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지나친 의료비의 상승은 불가피하고 중증환자의 진료에 차질을 빚어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료 본연의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아울러 이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미칠 것은 자명하며, 올바른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대한민국 건강보험 수가가 낮다는 사실은 정부도 충분히 공감하고 대통령까지 나서 점진적 수가 현실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오히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능을 강화하고, 평가 방식의 변경으로 더욱더 의사의 목을 옥죄려 하고 있다. 아울러 안전성과 효과의 확인 없이 한방치료를 급여화 대상으로 포함해 가뜩이나 어려운 건강보험의 재정을 악화시키고, 국민을 상대로 근거 없는 치료를 받게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과연 21세기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자못 충격적이다. 올바른 정책의 방향수립과 근거에 기반된 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의사는 의사로 직을 허락받은 순간부터 모든 환자의 진료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최선을 다한 진료의 결과는 의사라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다. 진료 중 중대한 과실이 없는 치료 결과만을 가지고 의사에 대한 형벌을 가하는 것은 의료 전체의 근간을 흔들어 결과적으로 누구도 위중하고 난해한 환자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려 할 것이며, 신이 부여한 생명을 위기에 빠뜨리는 우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적 공감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이는 의료분쟁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국가적 의료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증진할 중대한 의무가 있고, 이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제때에 지원하지 않은 채 보장성을 강화해 국민을 위한 의료 정책을 펴고 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이런 모든 불합리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항의, 요구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히려 만성질환관리제, 커뮤니티케어를 통한 방문 진료, 원격진료 추진, 보장성 강화정책의 강화 정책을 더욱 공고하게 다지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의료법에 명시된 의료인이 아닌 자가 버젓이 의료행위를 하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내버려둬 정부 본연의 임무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공단을 동원한 특별사법경찰을 통한 무차별적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정상적인 대한민국의 의료는 시급히 정상화돼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와 의료계의 중심인 의협이 함께 고민하고 협의해 의료를 올바른 궤도에 올려 국민의 건강증진과 생명보호에 최선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정상적 의료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연장선상에 의협 회장의 단식 투쟁이 있다. 

    단식은 극한의 투쟁방법으로 자칫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고, 이는 의료계와 정부에 모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투쟁이 반드시 총파업이라는 극한의 수단으로 이어질 수 없다. 투쟁을 파업으로 곡해하고 섣부른 행동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내부적 결속과 당면한 현실적 문제 해결에 집중력을 모아 투쟁에 나서야 한다. 의협은 지금 당면한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으로 투쟁 전략을 마련하고, 대한민국 의료의 비정상화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노력에 매진해야 한다.   

    정부도 현재 빚어지고 있는 의협 회장에 단식에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 정부는 비정상적인 의료 환경의 정상화를 위해 의협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기본적 상식과 보편성이 강조되고 공정하면서도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의협과 정부간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일방적인 강요나 정책의 추진보다는 가용한 재원과 국민이 누려야 할 최소한을 보장할 수 있는 건강한 보험체계를 갖춰 사회 안전망 구축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