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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우리 병원에서 메르스 감염되겠어?"

    대학병원조차 안일…마스크 착용자도 없었다

    응급실 앞에만 달랑 주의 안내문

    3차 감염시 생각만 해도 아찔

    기사입력시간 2015-06-02 05:50
    최종업데이트 2015-06-02 11:15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3차 감염에 대한 전국민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많은 환자들이 드나드는 대학병원들이 여전히 안일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메르스 주의 안내문과 그 흔한 손 소독제조차 제대로 비치하지 않는 등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A병원은 얼마전 메르스 감염자를 확진한 대학병원이다. 
     
    병원은 확진 즉시 환자를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이송하고,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및 직원 30여명을 가택격리 하는 등 신속하게 대처했다.
     
    환자를 격리했던 중환자실 베드는 소독 후 비워두고 있다.
     
    그러나 3차 감염 예방을 위한 주의 환기나 사후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1층과 2층 입구에는 메르스 감염 주의 및 예방수칙을 담은 안내문 하나 없다.

    응급실 입구에 '메르스 의심 환자는 원내에 들어오기 전에 전화해 달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게 전부다. 
     
    환자가 많은 접수대, 안내데스크, 화장실에는 흔히 있을 만한 손 소독제조차 찾기 힘들다.
     
    특히 환자, 의료진 대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감염자 접촉 의료진을 격리하긴 했지만 메르스 잠복기가 최대 2주인 점을 감안하면, 확진 후 4일 지난 시점에서 의료진과 직원의 마스크 착용이 필요해 보인다.
     
    병원 직원은 "마스크를 써야 하는 건 알지만 서비스 쪽에서 일하다 보니 환자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면서 "병원도 특별히 착용을 권하지 않는다. 쓰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안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응급실 입구의 메르스 관련 주의 안내문

     병원측은 확진 병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정부의 감염관리 지침은 호흡기 질환 환자를 대할 때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메르스 주의 안내문 게시나 손 소독제 비치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면 보강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메르스 확진 이후 병원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확진 이후 '중환자실을 폐쇄했다', '감염자가 머물렀으니 이 병원에 가지 마라' 등의 루머가 퍼지면서 외래 환자가 확 줄었다.
     
    병원 내부는 한산했고, 환자가 가장 많이 드나드는 접수·수납대도 썰렁했다. 감염자가 최초 머물렀던 응급실에는 1명의 환자만 덩그라니 있을 정도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은 위급한 환자를 안 받을 수 없다. 그런데 확진했다는 이유로 각종 유언비어에 휩쓸리는 게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S대학병원 입구의 메르스 주의 안내문

     경기도의 S대학병원 역시 3차 감염 예방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이 병원은 입구 곳곳에 메르스 주의 안내문을 부착하긴 했으나, 환자 전체에게 마스크 착용을 유도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의료진, 직원, 환자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