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형제·자매는 일반 소아보다 1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쌍둥이 가운데 두 명 모두 1형 당뇨병이 발생한 비율은 42.9%에 달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 연구팀이 국내 18개 대학병원에서 진단받은 18세 이하 1형 당뇨병 환자 936명의 가족력과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2010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진단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기관 후향적 코호트 연구다. 국내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내 발생 양상을 분석한 최초이자 최대 규모 연구로, 결과는 국제학술지 ‘Diabetes & Metabolism Journal’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 936명 중 부모나 형제·자매 등 가족에게도 1형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32명으로 3.4%를 차지했다. 부모가 1형 당뇨병 환자인 경우는 1.1%였다.
특히 환자 605명의 형제·자매 779명을 분석한 결과 23명에게 1형 당뇨병이 발생해 3.0%의 발생률을 보였다. 국내 일반 소아 인구의 1형 당뇨병 발생률인 0.26%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쌍둥이의 동반 발생률은 더욱 높았다. 연구에 포함된 쌍둥이 환자 7쌍 가운데 3쌍은 두 명 모두 1형 당뇨병이 발생해 동반 발생률이 42.9%로 나타났다.
가족 내에서 두 번째로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첫 번째 환자보다 진단 당시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았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케토산증 발생률도 유의하게 낮았다.
당뇨병케토산증은 인슐린 부족으로 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케톤체가 과도하게 생성돼 혈액이 산성화되는 합병증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의식 저하와 탈수, 전해질 이상, 뇌부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가족 중 먼저 진단받은 환자가 있으면 질환과 고혈당 증상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이후 환자가 상대적으로 조기에 진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는 “국내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내 발생 실태와 형제·자매의 구체적인 발병 위험도를 밝혔다는 점에서 보건학적 가치가 높다”며 “췌장 장애가 발생하기 전 조기 진단과 예방 관리가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 김원호 부장은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특히 형제·자매가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밝힌 국내 첫 연구”라며 “국가 차원의 소아청소년 당뇨병 레지스트리를 구축하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학적 근거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