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방사성 의약품이 매력적인 분야로 떠오르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빅파마가 늘고 있다. 지난해 BMS와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각각 레이즈바이오(RayzeBio)와 포인트 바이오파마(Point Biopharma)를 인수했고, 올해 초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퓨전 파마슈티컬스(Fusion Pharmaceuticals Inc.)를 인수하며 방사성 의약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노피(Sanofi)는 9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방사성 리간드 분야에 첫 발을 내딛은 데 이어 이번에는 새로운 합작회사에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노피가 최근 오라노 메드(Orano Med)와 협약을 맺고 차세대 방사성 리간드 의약품을 개발하는 신규 법인에 3억 유로를 투자해 약 16% 지분을 확보했다.
새 법인은 오라노 메드의 브랜드로 운영되며 납-212(212Pb) 알파 방출 동위원소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LT)의 발굴, 설계 및 임상 개발에 주력한다. 구체적인 질병 표적은 밝히지 않았으나 희귀암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으로 사노피는 바이오 제약과 핵 기술 분야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해 암과의 싸움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끌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사노피는 전 세계를 선도하는 면역과학 기업이 되기 위해 종양학 혁신을 발전시키는데 전념하고 있다. 면역과학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을 재구성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진전을 도모한다. 집중하는 분야는 다발골수종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 특정 유형의 림프종과 같은 희귀암과 미충족 수요가 큰 일부 혈액암과 고형암 등 치료가 어려운 암이다.
오라노 메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라노의 표적 알파 치료 플랫폼은 생물학적 치료의 표적 특성과 방사성 동위원소의 단거리 세포 살상 능력을 결합한 것이다. 이 플랫폼을 사용해 개발된 후보 물질은 알파 방출 납-212 원자와 생물학적 벡터, 둘 사이의 링커로 구성된다. 이는 표적 암세포를 파괴하면서 표적을 벗어난 영향과 주변 건강한 조직에 대산 손상을 최소화한다.
앞서 사노피는 오라노 메드와 미국에 본사를 둔 라디오메딕스(RadioMedix)과 3자 간 계약을 통해 신경내분비 종양에 대한 방사성 의약품 후보물질 알파메딕스(AlphaMedix)의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알파메딕스는 현재 위장관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GEP-NET)에 대한 2상 임상시험에서 평가 중이다.
계약에 따라 사노피는 1억 유로를 선불로 지급하고 마일스톤으로 2억2000만 유로를 지급할 예정이다. 향후 사노피가 상업화를 담당하고 오라노 메드는 제조를 담당한다.
최근 1년 간 여러 빅파마가 방사성 의약품 분야에 진출하는 주요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규모가 큰 거래는 지난해 12월 BMS가 레이즈바이오를 41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BMS는 이 인수로 액티늄 기반 방사성 치료제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했다.
릴리는 지난해 10월 포인트 바이오파마를 14억 달러에 인수해 베타 방출 방사성 동위원소인 루테늄-177을 사용한 전립선암 치료제를 확보했다. 올해 5월에는 액티스 온콜로지(Aktis Oncology)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종양 표적 방사성 의약품을 찾기로 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액티스에는 지분 투자 외에도 협업에 대한 선급금 6000만 달러와 마일스톤으로 최대 11억 달러를 지급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암 치료용 방사성접합체를 개발하기 위해 퓨전 파마슈티컬스를 최대 2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악티늄 기반 방사성접합체에 대한 전문성과 R&D, 제조 및 공급망을 확보했다.
빅파마 가운데 가장 앞서 방사성 의약품 분야에 진출한 노바티스(Novartis) 역시 최근 1년간 여러 바이오텍과 협력 계약을 맺으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5월에는 마리아나 온콜로지(Mariana Oncology)를 최대 17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고형암 적응증에 대한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