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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츠하이머 치료·예방의 패러다임 전환…정제에서 패취·디지털치료기기까지

    초고령화사회 진입으로 치매·경도인지장애 환자 급증…순응도 높인 제형 등장, 신약·디지털치료기기 도입

    기사입력시간 2025-08-08 08:35
    최종업데이트 2025-08-08 08:35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치매·인지장애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치료제 시장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기존 정제 중심의 단일 치료제에서 벗어나, 복합제와 패치형 제형 등 복약 순응도를 고려한 전략이 강화되고 있으며, 디지털 치료기기와 질병 조절 신약까지 새롭게 진입하며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12월 23일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전체의 20%를 돌파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치매와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환자도 증가 추세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추정치매환자 수는 2016년 60만명에서 2024년 91만명으로 약 52% 증가했고,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수도 같은 기간 189만 명에서 280만명으로 48% 늘었다.

    치매와 경도인지장애는 환자의 삶의 질 저하, 가족 돌봄 부담 증가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 이에 정제 중심의 치료제에서 벗어나 복용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인 패취제부터 부작용 우려를 줄인 디지털치료기기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이 나오고 있다.
     

    치매치료제의 진화…복합제·고용량 정제부터 패취제까지 제형 다변화

    치매는 원인에 따라 구분되며, 가장 흔한 치매는 알츠하이머 질환에 의한 치매로 전체 치매의 60~80%를 차지한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치매치료제는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NMDA 수용체 길항제 등이다.

    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이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살펴보면 도제페질은 에자이의 '아리셉트', 리바스티그민은 노바티스의 '엑셀론', 갈란타민은 얀센의 '레미닐', 메만틴은 룬드벡의 '에빅사'가 있다.

    이들의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이 속속 등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복합제를 제외한 도네페질을 주성분으로 허가된 제품은 267품목이다. 메만틴 복합제까지 포함하면 275품목이다. 리바스티그민은 99품목, 갈란타민은 12품목으로 집계됐다.

    이들 약물은 알츠하이머병에서 감소하는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효소 '콜린에스테라제'를 억제해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춘다. 이는 치매 치료에 있어 일차 선택 약물로, 경등도와 중등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NMDA 수용체 길항제인 메만틴은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를 사용해도 뚜렷한 증상의 개선이 없는 경우 혹은 중등도 이상의 알츠하이머병에 단독 투여하거나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병용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복합제를 제외한 메만틴을 주성분으로 허가된 제품은 107품목이다.

    IMS 기준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ATC 코드 N07D 기준)은 연간 2900억원 규모로, 도네페질과 메만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도네페질과 메만틴의 복합제가 등장하면서 경쟁이 가속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용량 제품, 1일 1회 복용 제형 등 다양한 제형이 개발돼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이고 있다.

    제형별로 살펴보면 정제와 서방정뿐 아니라 구강용해필름, 구강붕해정, 패취제 등이 있다. 도네페질 제품군을 기준으로 정제는 전체의 약 65%, 패치제와 캡슐이 각각 약 13% 수준을 차지하며, 치료 옵션이 환자 상태에 맞게 다변화되고 있다.

    치매 전 단계 인지장애 시장도 격변…신약·디지털 치료기기 등장

    이에 알츠하이머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역시 급증하면서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제 수요도 늘고 있다. 현재 인지장애 치료는 콜린알포세레이트와 같은 뇌기능 개선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IMS 기준 관련 시장 규모는 3690억원에 이른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료에 기존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메만틴 등이 사용돼 왔지만, 미국신경과학회에 따르면 이들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경도인지장애와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는 항아밀로이드 단클론항체 치료제로, 3상 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소견을 가진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와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매)에게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감소와 임상적인 효과를 입증했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레카네맙을 질병조절치료제로 처음 승인했으며, 알츠하이머 치료 패러다임은 증상 완화에서 질병 조절로 변화했다.

    대한치매학회는 지난해 '레카네맙의 적절한 사용을 위한 대한치매학회 권고안'을 공개하며 "현재까지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레카네맙의 승인은 알츠하이머병 치료 패러다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레카네맙은 정맥주사 방식과 고비용, 부작용 관리 등으로 인해 광범위한 사용에는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에 복약 부담이 적고, 부작용 우려가 낮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새로운 치료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타인지 기반 인지훈련 프로그램인 '코그테라'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력·기억력 개선 효과를 임상적으로 입증하며, 실용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