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경구용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수용체 길항제 아큅타(성분명 아토제판트)가 대표적인 편두통 예방약인 토피라메이트와의 직접 비교 임상시험에서 치료 중단율을 낮추고 편두통 발생일수와 환자보고 기능 지표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애브비에 따르면 아토제판트와 토피라메이트를 직접 비교한 3b상 TEMPLE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란셋 뉴롤로지(The Lancet Neurology)’에 게재됐다.
TEMPLE 연구는 한 달에 4일 이상 편두통을 경험하는 성인 545명을 대상으로 아토제판트 60mg 1일 1회와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용량의 토피라메이트 50·75·100mg을 24주간 비교한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이중위약, 활성대조 임상시험이다.
안전성 분석에는 연구 약물을 한 차례 이상 투여받은 540명이, 유효성 분석에는 기저치와 투여 후 평가가 가능한 527명이 포함됐다.
1차 평가지표인 이상반응에 따른 치료 중단율은 아토제판트군 12.1%, 토피라메이트군 29.6%였다. 아토제판트군의 중단 위험은 토피라메이트군보다 59% 낮았다(RR 0.41, 95% CI 0.28~0.59, p<0.0001).
두 군의 누적 중단율 차이는 토피라메이트 용량을 높이는 초기 6주 동안 벌어지기 시작해 24주까지 이어졌다. 예방치료 초기에 발생하는 이상반응이 장기적인 치료 지속 여부와 관련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주요 유효성 평가지표에서도 아토제판트군의 개선 폭이 더 컸다. 치료 4~6개월 동안 월간 편두통일수가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한 환자는 아토제판트군 64.1%, 토피라메이트군 39.3%였다(RR 1.6, 95% CI 1.4~2.0, p<0.0001).
같은 기간 월간 편두통일수의 최소제곱평균 감소 폭은 각각 6.3일과 4.5일로 두 군 간 차이는 1.8일이었다(95% CI 1.0~2.5일, p<0.0001).
24주차 환자 전반적 상태 개선 평가(PGIC)에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또는 ‘매우 많이 좋아졌다’고 답한 환자는 아토제판트군 69%, 토피라메이트군 37%였다.
편두통이 업무와 사회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삶의 질 설문(MSQ v2.1)의 역할 기능 제한 영역은 아토제판트군에서 33.5점, 토피라메이트군에서 23.1점 개선됐다.
환자가 체감하는 인지기능을 평가한 PROMIS-CF 점수도 치료 6주차에 각각 5.2점과 0.2점 개선됐다. 다만 이는 객관적인 신경인지검사가 아닌 환자보고결과로, 아토제판트가 인지기능 자체를 개선했다고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24주 동안 치료 중 발생한 이상반응은 아토제판트군 76.9%, 토피라메이트군 88.8%에서 보고됐다. 연구 약물과 관련된 이상반응은 각각 56.0%, 77.9%였으며 중대한 이상반응은 2.2%, 1.1%에서 발생했다.
아토제판트군에서 많이 보고된 이상반응은 오심 19.8%, 피로 15.4%, 식욕 감소 12.5%, 비인두염 11.0%, 변비 9.9% 등이었다. 기존 안전성 정보와 다른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 편두통 예방치료에는 뇌전증이나 고혈압, 우울증 등 다른 질환을 위해 개발된 약제가 주로 사용돼 왔다. 이들 약제는 예방 효과가 입증됐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이상반응과 내약성 문제로 장기간 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아토제판트는 편두통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CGRP 수용체를 표적으로 개발된 경구용 예방치료제다. 미국두통학회와 국제두통학회는 CGRP 표적치료제를 기존 경구 예방약과 함께 편두통 예방치료의 1차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
다만 TEMPLE 연구는 약제별 특징적인 이상반응으로 눈가림이 약화됐을 가능성이 있고 평가 기간이 24주로 제한됐다. 연구는 애브비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저자 일부는 애브비 소속이다. 실제 진료환경에서의 장기 치료 지속성과 다양한 환자군에 대한 효과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조수현 교수는 “TEMPLE 연구는 아큅타가 토피라메이트보다 내약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을 직접 비교를 통해 확인했다”며 “편두통 예방의 1차 치료 옵션으로서 근거를 보강한 연구”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편두통 발생일수뿐 아니라 일상 기능과 환자가 체감하는 인지기능까지 폭넓은 개선이 확인됐다”며 “치료 지속 가능성과 환자의 질환 부담을 고려해 CGRP 표적치료제를 초기 치료 단계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