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공공의대 설립법이 결국 국회 상임위 문턱에서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어제 개최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이틀간에 걸친 심사에도 불구하고 결국 보류되고 말았다. 공공의료의 상징적인 법안이 거대 양당의 정치싸움으로 변질돼 표류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 전북 전주시 갑)이 29일 공공의대 설립법 무산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공공의대 설립법 우선 상정을 논의했지만 반대 의견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김 의원은 “공공의대법은 전북 지역 현안사업으로만 국한될 수 없다. 대한민국 보건의료 정책의 획기적인 변화와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법안이다. OECD 국가 중 공공의료 비중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 공공의료 정책의 큰 걸음을 내딛는 역사적인 일이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결국 거대양당 정쟁의 수렁에 빠져 헤쳐 나오질 못했다. 돌이켜보면 첫걸음부처 잘못됐다. 남원 서남대 폐교가 결정되면서 전북지역 여론이 악화하자, 2018년 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남원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법안의 대표발의자도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이었던 김태년 의원이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둔 공약성 발표였다. 하지만 민주평화당은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힘을 실었고 전북도민들과 남원시민들은 희망에 부풀었다.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것이 독이 되어 버렸다”라고 지적했다.
당정협의로 시작되고 집권여당의 성과물로 귀결될 것이 뻔한 법안에 대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흔쾌히 동의할 리 만무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아무리 좋은 법안과 정책이라도 거대양당의 정쟁에 빠지면 해결될 수 없는 것이 한국 정치의 현주소”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집권 여당의 다급함은 무전략을 낳았고, 승리한 이후에는 무책임으로 일관했다. 지방선거 앞승 이후 1년 3개월 동안 법안 통과의 골든 타임이 있었지만, 공공의대법은 민주당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공청회가 반드시 필요한 제정법이었음에도 공청회 상정 우선순위에서 번번히 밀렸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북 유일의 복지위 법안소위 위원인 본 의원의 강력한 문제제기로 공청회를 거치고 20대 정기국회 마지막 법안소위 열차에 간신히 법안을 태우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민주당의 추진의지 부족에 대안없이 당리당략만을 앞세우는 제1야당의 행태가 합쳐져 결국 공공의대법이 좌절되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공공의대법 좌절은 한국 정치가 왜 변해야 하는지, 적대적 정치행위에 빠진 거대양당 체제를 왜 끝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라며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아직 20대 국회가 끝나지 않았다. 12월이든 내년 2월이든 임시국회를 열어 반드시 재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만약 총선용이라는 문제의식으로 법안을 반대한 것이라면 총선 후 5월에라도 20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가동해 반드시 공공의대법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이는 지역 현안을 넘어 우리나라 보건의료와 국민 건강을 위해 시급한 법안이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의 강력한 의지와 한국당의 전향적인 자세로 공공의대법이 하루 속히 통과되기를 간절히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