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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나은 여성 건강권 위해 미국 의사들이 움직였다

    미국내과학회, 여성건강정책 입장문 발표…공공정책 문제 해결위한 7가지 권고안 제시

    기사입력시간 2018-05-30 06:00
    최종업데이트 2018-05-30 06:00

    사진: 미국내과학회 홈페이지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내과학회(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CP)가 여성 건강권 향상을 위해 정책 마련 시 여성의 건강 요구도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CP는 29일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미국 의료시스템 내에서 여성이 직면하고 있는 당면 과제를 조사한 '여성 건강 정책(Women's Health Policy)'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입장문에서는 가족유급병가(paid family leave)와 병가에 대한 지원과 가정 폭력 감소 정책, 성적 학대 및 성희롱, 임상시험 참여와 같은 광범위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 임신을 계속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부의 규제와 같이 생식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막는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도 담았다.

    ACP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여성의 전 생애 주기에 걸친 건강 요구를 잘 통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촉구했다. 또한 여성에게 차별없는 의료 보험 혜택을 보장하는 것은 미국에 살고 있는 여성과 그 가족의 전반적인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키는데 필수이자 ACP의 오랜 목표라고 강조했다.

    ACP 회장인 애나 마리아 로페즈(Ana Maria Lopez) 박사는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고, 그들은 환자이자 간병인이자 가족의 대표이기도 하다. 건강관리시스템이 발전함에 따라 여성의 건강 요구도 반드시 정책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ACP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차별없는 건강보험 접근성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성들이 차별과 필요한 관리를 받는 것을 어렵도록 하는 불공정한 장벽을 자주 경험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미국내과학회 Ana Maria Lopez 회장(출처=미국내과학회 홈페이지)

    ACP 정책 보고서는 모든 생애주기에서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고 건강 관리 접근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공공 정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첫째, 내과를 포함해 모든 전문과와 영역에서 여성을 케어하는 임상의사는 여성 인구집단과 관련된 의료 문제에 대해 적절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여성 건강 문제에 대해 강화되거나 전문화된 트레이닝은 여성의 전반적인 케어를 개선시키고 일상적인 여성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

    둘째, 보험사들은 생물학적 성별(sex) 또는 사회학적 성별(gender)을 이유로 여성에게 더 높은 보험료를 부과하거나 여성에게 더 높은 비용을 분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셋째, 여성의 건강과 생식 결정권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환자의 자율성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ACP는 임신을 계속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폐지하려는 정부의 규제에 반대한다. 여성은 근거 기반 가족 계획과 성 건강 정보 및 의학적으로 허용되는 모든 형태의 피임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의료인나 의료기관에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제한을 가해 포괄적인 생식 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법률이나 규정에 반대한다.

    다섯째, ACP는 최소 6주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가족병가 및 병가 정책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지지하고, 연방이나 주, 또는 지역 차원에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입법 또는 규제 조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한다.

    여섯째, ACP는 친밀한 파트너 또는 성범죄자에 의한 피해 생존자를 치료하는 의사 또는 의료 전문가를 위한 효과적인 선별 도구의 유용성을 높이는 것을 지원한다. 친밀한 파트너 또는 성범죄에 대한 환자 교육을 늘리고 이런 학대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리소스의 유용성을 확대도 지원한다.

    일곱째, ACP는 임상 연구에서 여성 건강 개선을 지원하고, 특정 여성 건강 문제와 관련된 지식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로페즈 박사는 "헬스케어는 여성의 개인적, 사회적, 경제적웰빙에서 중요하다. 정책 입안자들은 전 생애주기에 걸친 여성의 건강 요구를 고려해야 하고, 여성과 그 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헬스케어 시스템과 사회 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면 모든 시민들의 건강 평등을 달성하고 미래 세대의 건강 관리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미국 에모리대학교(Emory University) 캐롤 호그(Carol J. Hogue) 박사팀은 '여성은 더 나은 건강 관리를 받을 자격이 있다(Women Deserve Better Health Care)'는 제목의 에디토리얼을 통해 ACP의 입장문 발표를 환영했다.

    호그 박사팀은 "우리는 특히 보편적으로 유급 가족병가 및 병가 정책을 요구하는 다섯 번째 권고안을 높이 평가한다. 미국 연방보건자원서비스국의 모자보건부조차 유급 출산휴가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은 충격적이다"면서 "그러나 모든 ACP 권고안이 중요하고 상호 연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