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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란...다시 떠오른 ‘부모 찬스’의 불공정성

    [의대생 인턴기자의 생각] 반복되는 자녀 입시 비리의혹, 출발선이 다른 레이스를 달리는 경주마들

    기사입력시간 2022-04-19 07:32
    최종업데이트 2022-04-19 07:3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공정성과 자질 논란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간 여러 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이 시험대에 올라 비판을 받았었지만 이번 정호영 장관 후보자의 논란이 더 주목되는 것은 국민들에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들의 입시 비리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정 장관 후보자의 주요 의혹으로는 자녀들의 의대 부정 편입학, 아들의 논문 부정 게재와 병역 논란, 병원장 시절 출장 명목으로 해외 친목 모임, 농지법 위반 관련사항 등이다. 이 중 특히 입시와 병역 문제는 젊은층에게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정 후보자의 논란을 보며 마치 요즘 방송계에서 유행하는 시즌제 드라마처럼 자녀 특혜 논란 드라마의 새로운 시즌이 열릴까 궁금해졌다. 이번 논란을 두고 ‘아빠 찬스’ 의혹이 조국 전 법무장관 사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은 “무엇이 같느냐. 무엇을 조작을 했냐 위조를 했냐”고 반문했다.

    정 후보자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당행위는 없었다고 밝히며 관련 사안들의 철저한 조사를 요청한 만큼, 추후에 정확한 사실 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고 신중하게 지켜보는 것이 맞겠다. 그러나 계속해서 반복되는 듯한 이 비슷하고도 지겨운 드라마를 봐온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번에도 또?’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크다.

    지난 몇 년 간 2030 젊은 세대들은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니 부러우면 무능력한 너희들 부모를 탓하라’는 망언에 반박할 수 없는 현실을 보며 깊은 좌절감을 느꼈다.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업을 얻고 멋진 삶을 꿈꾸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리가 학교에서 보았던 달리기 경주는 언제나 같은 출발선상에서 누구나 동일한 신호탄에 맞춰 뛰어나가는 것이었고,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렸다. 그 시절 나 또한 애초에 출발지점이 다른 레이스를 달리는 경주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모두가 같은 선상에 나란히 서서 출발하는 그림은 평화로운 학교 가을 운동회에서나 가능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제는 죽을 힘을 다해 두 발을 구르며 달려도 피니쉬라인에서 나를 위해 박수를 쳐주는 사람들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말 위에 올라 앉아 여유롭게 내 앞을 추월해가거나 이미 보이지도 않을 만큼 앞선 곳에서 웃으며 출발하는 사람들의 꽁무니만 보일 뿐이다. 부모 찬스 없이 대학에 가고 취직을 한 사람은 진정 대단한 사람이니 스스로 머리나 한 번 쓰다듬어 주자.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

    아울러 부디 정 후보자가 요청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제2의 조국 사태가 되지 않길 바란다. 나아가 이번 논란이 정치적인 싸움으로 얼룩지지 않고 그동안 횡행했던 기득권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는 한 걸음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