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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결해야 비로소 사회도 경청” 150년의 역사 프랑스의 의사노조 경험

    [칼럼]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기사입력시간 2026-04-25 14:55
    최종업데이트 2026-04-25 14:5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프랑스 의사노조의 역사는 18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사노조는 환자들이 연합해 설립한 의료 상호공제조합인 ‘뮤튀엘(Mutuelle)’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100년 넘게 의사노조의 경험도 풍부하고, 정부와 의료정책을 둘러싼 갈등의 이유도 우리와 매우 유사한 점이 많다. 정치인들의 단골 주제인 보장성 강화, 의료비 절감, 의료형평성 등의 단골 어젠다는 자유 개업의 전통을 갖는 의사 집단과는 그 속성상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프랑스 의료 전문지에 의사 파업과 노조와 관련한 기사가 게재됐다. 금년 2026년은 프랑스에서 우리나라의 가정의학전공에 해당하는 일반의학 전공의과정을 기존 3년에서 4년으로 1년 더 연장해 적용하는 첫해이다.

    현재 프랑스 일반의학 전공의들은 정작 의료 현장은 새로운 4년 차에 대한 교육 준비가 미비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항의로 일반의학 전공의는 매달 첫째 주 월요일이면 파업에 참여한다. 부분적으로 일종의 ‘시간제 파업’을 벌이는 것이다. 전공의 노조에서 활동하는 1년 차 전공의는 불과 6개월 후에 시행될 새로운 제도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게 많다고 분개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를 지도할 지도교수가 부족해서 상당수 전공의들이 개인 의원이 아닌 병원 중심의 수련을 받아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4년 차 전공의 제도는 전공의가 원하는 지역에서 개원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준비를 위한 목적과 기존의 병원 중심보다 실제 지역사회의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본래의 의도였는데, 실제 진행 사항은 당초에 공공 당국의 약속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호르무즈해협 같은 정부 공권력 강한 통제 대응하려면 단결된 하나의 힘 가장 중요

    노조 가입 일반의학 1년 차 전공의는 전공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지만, 의료 시스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현실감 있게 알고 싶어서 가입했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전공의를 옹호하는 이유는 모두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기 때문이지만, 더 나아가 악화하고 있는 의료 시스템 자체를 온전하게 보존하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도 피력한다. 의사노조는 의과대학이나 병원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현역 전공의 주장은 부르고뉴-프랑슈콩테 프랑스 의사노조(CSMF) 지역 회장의 주장과도 그 결을 같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도 첫 번째 사회 운동 역시 부당하다고 여겼던 것에 대한 일종의 ‘저항’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브장송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할 당시 인턴은 하급자처럼 취급받았고, 심전도 검사나 혈액가스 분석 같은 일을 하도록 강요받았지만, 결과조차 볼 수 없었고 해석은 더더욱 접근할 수 없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경영진이 인턴 교육 훈련에서 벗어난 일들을 시키는 대신, 차라리 그런 검사를 수행할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파업을 벌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프랑스에서 세대 차이는 있으나, 의사 노동조합의 활동은 단순히 규제 기관에 맞서는 것만이 아니다. 선배나 후배 모두 지식에 대한 갈증 때문에 노동조합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한다. 항상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윤리적인 것과 자신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을 넘어 더 발전하고 싶다는 열망이 노조 가압의 가장 중요한 동기였다. 

    우리나라도 학생 임상실습이나 인턴 교육에서 지금도 ‘관찰자’나 또는 ‘값싼 단순 노동자’ 취급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도 의사에게 필요한 고등사고 능력이나 실제 임상 역량은 ‘잡일’을 통한 교육이 기본으로 인턴제도 무용론의 한 근거가 되고 있다. 병원에 대한 소위 ‘인류학적 탐사’ 이외 배우는 게 없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는 지금도 들린다.
      
    프랑스 지역노조 회장은 선배 의사로로 수년간의 노조 활동을 통해 그가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의료계가 단결해야만 비로소 사회가 경청한다”라는 단순한 진리이자 명확한 사실이라고 톤을 높인다. 지난 1월 프랑스 개원의들이 주도한 시위에서도 바로 이러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각기 다른 논리를 가진 노조들이 하나로 뭉쳐서 그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정부의 불합리한 결정을 바꿀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모든 노조가 지역 주민들의 이익을 위해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때 노조의 일원이라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공권력의 행정적 혼란에 맞서는 데 있어 ‘단결’만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확신했다. 만약 당국이 원하는 대로 그대로 끌려가거나 놔둔다면, 개인 병원은 사라지고 결국 모든 것이 국가의 운영 체제로 전환될 것이고 시민들은 의사를 선택할 자유를 잃게 될 것이며 나아가 선조들이 지켜온 ‘위대한 원칙’이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기본권 제약과 쏟아지는 규제정책들 “뭉쳐야 산다”는 단순 진리 노조의 필요성 대두 

    이것이 바로 그가 원로 의사로서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자 하는 또렷하고 간단명료한 메시지로 보인다. 지역노조 회장 역시 일반의 4년 차 수련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고, 4년 차 수련 과정은 시작부터 엉망이라고 혹평했다. 정부는 정책 실행의 순서를 개념 없이 뒤바꿔 놨다고 비판하며, 노조 역시 젊은 전공의들을 지지한다고 힘을 실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학교육을 보면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의 사고는 나라가 달라도 비슷한 점이 무척 많아 보인다. 

    선배로서 후배 의사에게 그가 전하고 싶은 것은 노조 활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모두가 기여할 수 있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기에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것이고, 어떤 노조에 소속되든 헌신적 투쟁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프랑스 의사들이 견지하고 있는 이익단체로서의 전형적인 모습인 의사노조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 의사들이 각종 기본권 제약과 규제정책으로 이미 ‘사회적 약자’가 된 의료 환경에서 과연 의사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킬 방안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시사하고 있다. 
     
    <참고문헌> 
    https://www.lequotidiendumedecin.fr/jeunes-medecins/internat/le-syndicalisme-un-engagement-dans-la-continuite-de-lexerc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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