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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의사회 "대형 상급종합병원 PA 무면허 대리 진료·수술 엄중 처벌해야"

    "복지부는 전면 실태조사하고 의협은 의료기관 내 PA 불법 선언하라"

    기사입력시간 2019-01-23 20:23
    최종업데이트 2019-01-23 20:2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의료기관의 대리수술과 대리 진단 문제로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자정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와 경기도의사회에서 PA의 무면허 진료행위 고발센터를 개설했다. 병의협은 고발센터에 접수된 사례를 바탕으로 소위 빅5병원 중 두 곳의 의료진 23명을 각각 서울동부지방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직접 고발하면서까지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고발내용을 보면 대형 상급종합병원 내에서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심장초음파 검사와 같은 불법 진단행위 뿐 아니라 골수 천자 등의 침습적 의료행위까지 수행하고 있고 수술실 내에서 의료진을 대신해 간호사가 수술 봉합을 전담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최근 발표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를 보더라도 의료 현장에서 PA에 의한 진료 행위가 팽배하며 병의협에 의해 고발당한 두 곳의 병원을 포함해 다수의 수련 병원에서 PA가 독립적으로 술기를 하고 약을 처방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술 집도 즉 무면허 수술까지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대한평의사회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높은 질을 자랑한다는 대형 상급종합병원과 수련병원들을 중심으로 불법 무면허 의료 행위가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불법을 처벌해야 할 수사기관이나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할 정부와 의협의 대처는 안일함을 넘어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평의사회는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 고발에 대한 일선 수사기관의 수사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보도를 보면 병의협 고발 이후 고발인 조사까지는 이뤄졌으나 수사기관에서는 구체적인 증거나 제보자가 직접 진술을 하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며 적극적인 수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평의사회는 "이제껏 무면허 의료행위의 실태에 대한 수많은 보도가 있었을 뿐 아니라, 이번 고발에는 불법 사실에 대한 구체적 정황 증거와 함께 그 증거들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했다"며 "수사기관의 의지만 있다면 해당 고발 내용들만 확인하는 정도로도 즉시 사실 확인을 하고 의료기관 내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법에 따라 심판할 수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불법을 방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의사회는 "좁은 의료계 내에서 자신에게 닥칠지 모르는 불이익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용기를 낸 '공익 제보 의사'들을 반드시 직접 만나 진술을 들어야 한다. 고의적으로 수사를 늦추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평의사회는 "반복되는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가 더 큰 문제"라며 "지난 수 년간 보건복지부에서는 상급종합병원 내 PA 에 의한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때마다 고장난 라디오처럼 실태조사만을 핑계로 삼으며 시간을 끄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고 설명했다.

    평의사회는 "불법 대리 수술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의료계 내 자정의 노력으로 내부 고발까지 이뤄지고 있는 현재에도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한 단속에 나서기는 커녕, 전문간호사 제도를 이용한 PA 합법화 등의 발언들을 언론에 흘려가며 사실상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의사회는 "더군다나 보건복지부는 같은 기간 동안 일선 1-2차 의료기관의 사소한 실수나 착오에 대해서는 현지조사, 특사경 등을 이용해 강력 단속하고 의사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과도하게 처벌해 해당 의사를 파산위기로 몰고 갔다. 최악의 경우 스스로의 목숨까지 포기하게까지 만들어 버리는 일을 반복하는 등 의료 기관 규모에 따라 전혀 다른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평의사회는 "정부가 보기에 상급종합병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PA에 의한 무면허 대리 수술, 진단, 검사, 처방은 허용할 수 있는 의료 행위이고 의원에서 의료보조인력이 심전도, X-ray 촬영 버튼을 누르는 것은 강력 처벌해 의료기관을 폐업시켜야 하는 심각한 불법 의료행위인가. 이러고도 보건복지부가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라며 "정부의 이런 행태가 반복될수록 우리는 얼마 전 수 년 간 인천의 모 대학병원으로부터 수 억원대의 뇌물을 수수하다 적발된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의 사례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평의사회는 "의사들을 대표하고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대한의사협회의 무책임한 태도도 문제"라며 "병의협과 대전협 두 곳의 산하 직역 단체에서 대규모 설문 조사 등으로 상급종합병원 내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의 현황과 문제점을 아주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를 근절하기 위한 의협의 구체적인 행동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평의사회는 "겉으로는 불법의료행위 근절을 포함한 준법진료 선언하고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 행위 근절 특별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사태 초기부터 심장학회 등을 만나 PA 문제와 관련한 고소, 고발 등의 법률적 소송을 통한 문제해결을 반대한다는 합의문으로 이에 대해 강경 대처를 예고한 많은 의료계 단체들의 손발을 묶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었다"고 설명했다.

    평의사회는 "또한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 행위 근절 특별위원회'에도 PA 를 이용하고 있는 의학회 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명해 PA 진료 범위를 정하겠다며 현행법에 존재하지 않은 상급 종합병원 PA를 사실상 용인해 주려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며 "반면 복지부 현지 조사로 인해 피해받는 1~2차 의료기관의 회원 보호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일 뿐 아니라 중소 의료기관의 대리 수술 의혹에 대해서는 윤리위 회부부터 직접 고소, 고발에 나서는 등 의협 스스로로 의료 기관의 규모에 따라 대응책이 달라지는 자기 모순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의사회는 "의협이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현행법상 불법인 PA의 무면허 의료행위가 합법으로 둔갑하는가. 의협이 그런 힘이 있다면 이제까지 해당 조항으로 고통받는 중소 의료기관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해 왔는가. 현 의협 집행부에게 상급종합병원의 의사는 법을 넘어서라도 반드시 보호해야 할 소중한 회원이고, 1-2차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처벌받아도 상관없는 일개 회원일 뿐이란 말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평의사회는 "보건복지부는 더 이상 실태조사를 핑계로 시간을 끌고 무면허 의료의 위험에 국민들을 내몰아서는 안 된다"며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고발한 두 곳의 의료기관을 포함해 대전협이 실명을 밝힌 수련 기관에 대해 즉각적인 현지조사를 시행하고 불법이 확인될 경우 허위 청구 금액에 대한 환수 및 행정처분을 포함해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처벌, 수련기관 박탈 등 엄중한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의사회는 "의협은 즉각 의료기관 내 PA 는 전면 불법을 선언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 내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를 사주한 회원들에 대한 윤리위 회부 및 사법 당국 고소, 고발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며 "앞으로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고 올바른 의료 환경을 만들어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