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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보험 진료비 비중 한방 60%까지 상승…과잉진료 막아도 진료강도 높여 줄어든 수입 만회"

    의협 "심평원이 자보 한의과 진료 위탁심사 제대로 못해" VS 한의협 "환자 선호도 따라 많이 선택된 것 뿐"

    기사입력시간 2026-03-04 15:33
    최종업데이트 2026-03-04 15:56

    서울대학교 홍석철 경제학부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 기준 강화에도 불구하고 한의과 진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동차보험 한의과 입원에 대한 일당 정액제 등을 도입해 과다이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13년부터 위탁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위탁심사를 통해 진료비 과잉 청구와 부당 청구 문제를 해결하고 분쟁을 방지하는 등 비용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현실을 보면 쉽지 않다. 

    서울대학교 홍석철 경제학부 교수는 4일 오후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 평가 및 제도개선' 국회토론회에서 "한의과 자보 진료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위탁심사의 성과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자동차 사고 부상자 수는 연평균 1.9% 감소했으나 진료비는 6.7% 증가했다. 특히 자보 진료비 중 한의과 비중은 2024년 기준 59.2%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자동차보험의 한의과 과잉 진료 억제를 위해 2017년 9월 한방물리요법 자보수가를 신설했다. 가격 억제와 의료비 편차 제한이 목적이었지만 이후 약침술 등으로 진료비가 전이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또한 2024년 한방 첩약·약침 관리기준이 강화돼 일주일 동안 첩약 진료비가 감소됐으나 곧바로 기존 수준으로 회귀했다. 
     
    사진=서울대학교 홍석철 경제학부 교수 발표자료


    홍 교수는 "한방물리요법 자보수가 신설 직후 한방병원의 64%, 한의원의 11% 의료 수익이 급감했다. 그러나 약침술, 첩약, 추나요법 진료비가 급증하는 전이효과로 인해 총진료비 억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과도한 진출이 발생한 한의과 진료행위에 대해 수가 신설 및 이용량 제한 등의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효과가 단기에 그치고 새로운 방식의 진료 행위 또는 진료강도를 높여 줄어든 수입을 만회하려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측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도한 진료에 대한 보장 범위와 총액을 동시에 제한하는 강화된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한의과 입원에 대한 일당 정액제, 한의과 외래 진료에 대한 방문당 정액제 또는 특정 경중 다빈도 상병에 대한 묶음수가제 형태의 정액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외 건보 적정성 평가, 전문심의기구 신설, 심평원의 위탁심사 역할 법적 권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주장에 의료계 역시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태연 부회장은 "2019년과 2023년을 비교하면 자보 의과 진료는 11% 감소했으나 한의과는 무려 68%가 늘었다. 5년 사이에 매년 10% 이상 진료비가 늘어났다"며 "한의과에선 환자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하는데 매년 10% 성장을 보면 의료 외적인 문제가 개입돼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의과는 심평원의 위탁 심사로 인해 굉장히 철저한 규제와 제한을 받아 성공적인 심사가 이뤄졌다. 의과엔 건강보험이 있고 이에 맞춰 심사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건보와 똑같이 진료를 하는데도 척추부위 신경차단술 등은 자보에서 오히려 더 많은 조정을 받고 있다"며 "입원 역시 의과는 이제 수술 환자가 아니면 입원을 거의 하지 않는다. 심평원이 자보 한의과 진료에 대한 위탁심사를 제대로 못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선임연구위원도 "입원 상급 병실 규제가 있기 전후인 2022년과 2023년을 비교해봤다. 상급 병실 개수는 한방병원이 0.84개에서 0.86개로 늘었고 의과는 0.4개에서 0.38개로 오히려 줄었다"며 "한방병원 입원 환자 비율은 2021년 12.8%에서 2023년 15%, 2024년 16.3%로 늘었고 의과는 9.3%에서 5.9%로 감소했다. 1인당 한방병원 비급여 규모는 62만원에서 67만원까지 늘었다. 한방 비급여 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왼쪽부터 대한의사협회 이태연 부회장과 대한한의사협회 송인선 보험이사 모습.


    반면 한의계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자동차 사고에서 한방병원을 더 많이 선택하는 것은 환자 성향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 송인선 보험이사는 "자보 한의과 진료비 비중이 높다는 결과만 갖고 과잉 진료라고 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보험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원래 척추염좌나 단순 타박상 환자 등에서 자보 뿐 아니라 본인 부담금이 있는 건보에서도 의과보다 한의과 진료비 일수가 1.5배에서 2.3배 정도 길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송 보험이사는 "보험 제도의 목적 차이도 있다. 건보가 제한된 재정 안에서 적정 진료를 목표로 하는 제도라면 자보는 교통사고 피해자의 원상회복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따라서 두 제도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특히 자동차 사고는 영상 검사에서 확인되지 않지만 실제로 지속적인 통증과 기능 제한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근골격계 통증 치료에 강점이 있는 한의 치료가 교통사고 환자에게 선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몇 년간 건보에서 의과 중심으로 보장성 강화가 이뤄지고 실손보험 역시 의과 비급여 중심으로 보장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 환자가 비용 부담 측면에서 건보에선 한의 의료기관 문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며 "상대적으로 자보는 환자 본인 부담이 없고 비급여 진료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환자는 비용 부담보단 치료 효과를 기준으로 의료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주장에 대해 심평원 김애련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은 "자보 진료비 심사는 의학적 전문성을 기반으로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심사 수수료 계약 구조는 보험사와 심사기관 간 계약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외부에서 심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자보 심사 업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건보 운영 지원과 같이 부담금 형태로 정기적으로 징수할 수 있는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센터장은 "심사 기능 강화를 위해 심사위원회 인력 확충도 필요하다. 현재 자보 심사위원은 3명으로 전문성 여부를 고려할 때 다양한 분야의 심사위원 확충이 필요하다. 건보 진료 계획 심사위원 처리 건수 기준으로 보면 자보 심사위원 수도 지금보다 5배 증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평원장을 역임한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이젠 한의원에서도 입원실을 많이 운영한다. 이런 실태가 시사하는 바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론 손 쓸 수 없는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