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약', '뇌영양제' 등으로 불리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최근 임상적 유용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선별급여 전환 결정이 내려졌으나, 제약사들이 소송을 통해 이에 불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사들이 승기를 잡을 경우 사실상 80%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19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지적하면서, "78개 제약사에 대한 소송을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콜린알포를 선별급여가 아닌 급여 제외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치매관련 질환은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있으나, 그 외 질환은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인정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결정했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건정심을 통해 "콜린알포의 적응증 중 치매 이외의 질환은 급여 제외가 마땅하나, 일시적 조정에 따른 현장 혼란방지 등 사회적 요구도를 고려해 환자 본인부담률을 80%로 선별급여를 적용한다"면서 "3년 경과 후 선별급여에 대한 적정성 재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대웅바이오, 종근당 등 78개 제약회사와 환자 9명이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 급여기준 개정 고시에 대해 취소 청구 및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잠정 인용한 것이다.
남인순 의원은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없는 치매 이외의 질환에 대해 급여 삭제가 아닌, 선별급여를 결정한 것은 제약사를 배려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제약회사들은 사회적 합의기구인 건정심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물론, 임상적 근거 확보에도 게을리해왔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송 제기로 인해 보건복지부가 선별급여를 통하여 절감되는 재원을 암 및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급여 확대를 추진할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부연했다.
실제 지난해 콜린알포 건보 청구액은 3525억원이며, 이중 급여적정성 재평가 결과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있는 치매 관련 질환은 17.1%인 603억원에 불과했다.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없는 치매 이외 질환이 82.3%인 2922억원으로, 사실상 효능효과가 없음는 질환에 3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누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남 의원은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 처방 현황을 요양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처방액이 1815억원(51.4%)으로 과반 이상이며 종합병원 857억원(24.3%), 상급종합병원 508억원(14.4%) 순으로 나타났다. 진료과목별로는 내과가 1054억원(29.9%)으로 가장 높았고 신경과 848억원(24.1%), 신경외과 412억원(11.7%) 순이었다"면서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없음에도 제약회사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뇌영양제’, ‘치매예방약’등으로 홍보를 강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반드시 승소해야 하며, 건정심에서 선별급여를 결정했으나 임상적 유용성이 없는 만큼 건보 급여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이를 과다처방하는 행태를 적극 개선해 건보 재정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