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바이오 클러스터(바이오산업 집적지)인 미국 보스턴에 둥지를 튼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1000여 개 제약바이오기업이 입주해 7만4000개 이상 일자리와 약 2조 달러 이상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 산업단지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보스턴에 위치한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 입주와 메사추세츠공대 산·학 협력프로그램(MIT ILP) 참여 기업을 파악하기 위해 전 회원사에 각각 공문을 보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15일 협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원희목 회장이 발표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GOI)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 혁신 생태계에 직접 뛰어들어 혁신 신약개발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CIC에는 앞서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입주했으며, 삼양바이오팜, LG화학 등도 보스턴 현지에 법인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MIT ILP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그룹, 삼양사 등 그룹사 중심으로 가입한 상태다. 협회는 선제적으로 진출한 국내 기업들과도 협력하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입을 본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협회는 보스턴 켄들스퀘어의 공유 사무실 CIC에 입주할 기업들을 지원한다. 보스턴, 마이애미 등 7개 지역에 위치한 CIC는 약 5000여 개 기업이 네트워킹과 협력 확대를 위해 선택한 플랫폼으로 1인 부스와 다양한 회의공간 등에서 활발한 소통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협회는 보스턴 CIC에 한국 사무실을 마련해 비용 및 효과 측면에서 최적화된 사무실을 운영하고 현지 다양한 기업 및 관계자들과의 협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미국의 연구개발(R&D)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향후 보스턴 현지사무소, 법인, 연구소, 해외기업과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위한 기반을 닦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약 260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한 산·학 협력프로그램 MIT ILP에도 협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예정이다.
기업 단독으로 가입 시 매년 약 1억원의 연회비가 필요하나 협회는 우리 기업들의 원활한 참여를 위해 MIT와 컨소시엄 형태의 가입을 협상했다. 협회를 통한 가입으로 각 참여 기업들의 금액 등 부담은 덜고, 전용 컨퍼런스 개최 등 컨소시엄 기업의 혜택은 늘리는 방식이다.
MIT ILP에 가입하면 1800여 개의 스타트업 등과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다. 한 프로그램의 경우 연간 약 600회 이상 비즈니스 미팅을 주선한다. 보스턴 켄들스퀘어에 있는 150개 이상의 연구소와 3000명이 넘는 교수·연구진 등과의 협업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단일로 해외 파트너를 찾는 것보다, 글로벌 혁신 생태계의 중심지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협력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홍주 글로벌팀장은 "이 사업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기회를 세계로 뻗어나가는 발판으로 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