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보툴리눔 톡신 내성 발현에 의한 잠재적 위험성, 사전에 환자와 철저히 논의해야"

    국제 다학제 전문가 패널, 증가하는 내성 문제 인식 제고 및 정확한 정보 전달 필요성 제기

    기사입력시간 2022-09-30 06:30
    최종업데이트 2022-09-30 06:30

    사진: 국제미용성형학회 토론 현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국제 다학제 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신경독소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에스테틱 위원회(Aesthetic Council for Ethical use of Neurotoxin Delivery, ASCEND)가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미용성형학회(IMCAS Asia 2022)에서 29일 '보툴리눔 톡신 A형 내성의 최신 경향에 대한 국제 다학제적 검토 및 합의(Emerging trends in botulinum neurotoxin A resistance: An international multidisciplinary review and consensu)'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논문에는 에스테틱 분야 종사자들에게 지속적인 보툴리눔 톡신 치료가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내성 위험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정확한 정보 전달 필요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1999년 이래로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는 미용 시술로, 경부근긴장이상, 사지경직, 편두통 등 여러 질병의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환자 수요와 적응증이 늘면서 에스테틱 분야에서의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허가 사항 외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시술 연령이 젊은 층에까지 확대되면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성장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는 일시적이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 유지를 위해서는 반복적 시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종의 외래 단백질인 BoNT-A를 반복해서 투여하면 BoNT-A의 생물학적 활성을 방해하는 중화항체(Nab) 등이 형성될 수 있다. 그 결과 시술이 반복될수록 치료 효과가 줄거나 심하면 효과가 전혀 없는 면역 내성 즉 중화항체 유도 2차 무반응(SNR)이 발생하게 된다.

    소비자의 80%가 보툴리눔 톡신 효과 감소 경험했으나 대부분 치료 이어가
     
    멀츠 에스테틱스와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진행한 2018년과 2021년 소비자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시술 효과가 처음 대비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2021년 79%로 2018년 69%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효과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들은 시술 용량과 빈도를 증가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 레니타 다스(Reneeta Das) 변혁 의료 파트너 겸 수석 부사장은 '아태 지역 소비자의 보툴리눔 톡신 내성 경험' 연구 결과 발표에서 "지난 3년간 효과가 감소하는 것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 감소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스 수석 부사장은 "조사에 참여했던 응답자의 55% 정도는 이와 같은 효과 감소로 상당히 실망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3분의 1 정도는 불안감도 호소했다"면서 "소비자의 80% 정도는 효과 감소를 경험했으나 그 중 대다수인 70%가 계속 치료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이러한 미용 시술을 받고자 하는 의지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화 항체와 그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높아지고 있고, 2018년에 비해 더 많은 의사와 소비자들이 중화항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소비자들은 중화항체 형성의 위험과 위험 요소 간의 연관성을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제품의 품질이나 구성 성분이 중화항체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더 많은 정보가 전달돼야 소비자들이 상황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스 수석 부사장은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 감소에 대해 현재 용량을 더 늘리거나 치료 간격을 조정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것이 면역원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은 계속 효과 감소를 겪고, 치료 프로세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면서 "앞으로 소비자들이 치료 효과 감소로 이어지는 중화항체 발생 위험 요인에 대해 파악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하며, 여기에서 의사들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용시술에 사용되는 용량 늘고 투여기간 길어지며 내성 위험 증가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 패널들은 보툴리눔 톡신을 시술하는 환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해 중화항체 형성 위험성을 최소화하고자 내성 위험성이 적은 고도로 정제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의미있는 결정이라는 데 동의했다.
     
    홍콩 성형외과 전문의인 윌슨 호(Wilson Ho) 박사는 "보툴리눔 톡신 내성은 신경학 분야에서는 널리 인지되고 있는데, 신경학적 적응증 치료 시 많은 양의 보툴리눔 톡신이 투여돼 내성 관련 사례가 많이 보고됐기 때문이다"면서 "최근 사각턱 개선, 신체윤곽교정술까지 에스테틱 적응증의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미용적 시술로 투여하는 보툴리눔 톡신의 총 양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양 못지 않게 늘어나 내성 발생 위험성이 더욱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피부과 전문의인 박제영 원장은 한국에서의 미용 트렌드에 대해 남성 환자와 좀 더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환자 분류군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에는 눈과 입 주변을 많이 치료했다면 이제는 얼굴 전체를 시술하거나 바디 컨투어링을 하는 등 토탈 바디 시술, 진피 시술이 젊은 환자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에서 보툴리눔 톡신의 누적 투여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 성형외과 전문의인 니암 코더프(Niamh Corduff) 박사는 보툴리눔 톡신이 오프라벨 적응증에 대한 사용이 늘면고 점점 더 높은 용량이 사용되면서 면역 활성 위험이 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환자들이 이전보다 더 긴 시간 시술을 받거나 미용 시술과 의학적 시술을 중복해서 받으며 누적량이 많아지는 것도 내성 발생 위험을 높이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독일 기센대 면역학과 마이클 마틴(Michael Martin) 교수는 "BoNT-A의 중화 항체 형성 문제는 충분히 우리가 주의를 기울일만한 중대한 사항이다"면서 "BoNT-A의 시술 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투여 경로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근육 내 주사로 이뤄졌지만 최근 피하로 많이 주입된다. 피부 내 주입하는 것이 근육 내 주사보다 면역원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BoNT-A 제제의 구성 물질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이 날 토론에서 패널들은 에스테틱 분야에 있어 중화항체유도 2차 무반응 발생에 대한 연구 및 기록이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실제보다 낮게 보고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동의했다.
     
    박 원장은 "미용 목적으로 시술을 받는 환자의 치료 여정은 의학적인 치료를 받는 환자와 다르다. 미용 시술 환자들은 치료 효과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느끼면 다른 병원으로 가기 때문에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어렵다"면서 "많은 의사들이 치료 효과가 감소하는 환자를 보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내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우리 병원에서 환자의 5~10%는 치료 효과가 줄거나 치료 무반응을 보이고 실제 항체 검사에서도 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충분히 이런 문제가 있으나 아직 보고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호 박사는 "우리는 에스테틱 종사자들이 환자들이 과거 여러 적응증에서 보툴리눔 톡신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등 환자 병력 전반에 걸쳐 특정 치료법의 가능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보툴리눔 톡신 내성 위험성을 최소화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촉구하고 있다"면서 "임상학적 관점에서 고도로 정제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사용하고 적절한 주기로 최소한의 유효 용량을 투여하면 내성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성 잠재적 위험성 논의, 장기적 관점에서 건강에 미칠 영향 이해하는데 큰 역할할 것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보툴리눔 신경독소 A 내성의 최신 경향에 대한 국제 다학제적 검토 및 합의'가 발표됐다. 내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중화항체 유도 2차 무반응의 위험 평가 및 관리를 위한 임상적, 윤리적, 미용학적 고려사항을 통합해 최선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논문은 핵심 권고사항으로 내성 위험성과 관련해 소비자 인식 제고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의료 전문가들이 보툴리눔 톡신 시술이 내성 및 향후 치료적 사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사전에 환자와 철저히 논의해야 하며, 더불어 이 같은 조치가 환자들이 보툴리눔 톡신 시술 시, 미용적 결과뿐 아니라 해당 시술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멀츠 에스테틱스가 지난 5년간 내성과 관련된 주제로 의뢰한 세번째 결과물이다. 이전 두 논문은 보툴리눔 톡신 시술 시 효능 감소에 대한 소비자 경험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국제적이고 다학제적인 수준에서 강력한 업계 합의를 얻었다.
     
    멀츠 에스테틱스 사만다 커 최고의학책임자(CSO)는 "멀츠는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자사 제품의 높은 수준의 안전성 및 유효성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료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